쿠팡, 이커머스·온라인업체 거센 M&A 열풍 불어넣어
MBK파트너스·IMM PE·한앤컴퍼니 등 투자지분 매각 나서

여의도 전경. 사진=견다희 기자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최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의 자금회수(엑시트)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로 얼어붙었던 인수합병(M&A) 시장 분위기가 해빙 조짐을 보이자 미뤄둔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 PEF인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적극적인 투자지분 엑시트에 나서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크래프톤의 기타비상무직을 반납했다. IMM PE는 크래프톤의 초기 투자자로 지난 3년간 크래프톤 기타비상무직을 맡아왔기 때문에 엑시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인 IMM인베스트먼트는 가장 오랜 기간 크래프톤의 지분을 보유해 온 대표주주격이다. 상장과 맞물려 충분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올해 상장 시점을 투자금 회수 적기로 판단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해석이다.

IMM PE의 경우 대한전선과 W컨셉 등의 엑시트를 진행하는 등 사흘만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했다.

IMM PE는 지난 2017년 612억원에 W컨셉의 지분을 인수했는데, 지난 1일 SSG닷컴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분 전량의 매각대금은 2000억원대 후반으로 1388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잡코리아 매각, 쿠팡 상장 등으로 뜨거워진 이커머스업계 인수합병 열기가 엑시트 시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대한전선의 보유 주식 전량 40%(약 3억4259만주)를 호반건설 자회사인 호반산업에 2518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인수가격은 1주당 500원, 매각가격은 735원으로 50%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렸다.

MBK파트너스도 투자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MBK파트너스는 2015년 1900억원을 투자해 지분 65%를 인수한 에이펙스로지스틱스 매각으로 투자금 대비 4.5배 수익을 올렸다.

이밖에도 지난해 대성산업가스로 1조3000억원의 차익을, 두산공작기계 자본재조정(리캡)으로 5063억원을 중간 회수하는 등 총 4조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회수했다.

한앤코도 국내 중고차 1위 브랜드 케이카 엑시트에 나서면서 투자금 일부를 현금화 할 예정이다. 앞서 한앤코는 지난해 비슷한 사업 모델을 합쳐 효율성을 강화하는 ‘볼트온’ 전략으로 조이렌트카를 흡수합병해 케이카의 밸류업을 꾀했다.

한앤코는 10조원에 이르는 한온시스템 매각에도 착수한 상태다. 지난 2014년 한앤코가 한국타이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온시스템 전신인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약 3조8000억원에 미국 비스테온그룹으로부터 인수했다.

한앤코는 최근 매각 주관사 선정작업에 나섰으며 모건스탠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의 전기차 기술력 덕분에 한앤코가 가진 지분 가치는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수조원에 이르는 높은 몸값으로 M&A 업계에서는 LG그룹을 유력한 인수 주체로 점치고 있다.

올해 가장 뛰어난 PEF의 엑시트로는 H&Q코리아의 잡코리아 매각이 꼽힌다. 지난 2015년 글로벌기업 몬스터로부터 경영권 인수 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9000억원에 매각했다. 상각적영업이익(EBTIDA)을 두 배 이상으로 키워내고 MoE(Multiple of Equity)는 무려 8배 이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A 시장 분위기는 쿠팡 효과로 이커머스와 온라인 업계에 열기를 불어 넣으면서 분위기가 뜨거워졌다“면서 “펀드 자금에 여유가 있는 PEF들이나 시장 지배력을 키워야 하는 대기업 입장에서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형 PEF들이 조성한 자금을 소진하지 못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기업들도 매물로 나오면서 시간이 갈수록 시장 열기가 달아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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