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중 주식·펀드 비중 21.8%…차입도 173.5조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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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지난해 주식열풍에 힘입어 가계가 빚을 내서 주식투자에 쏟아부은 돈이 사상 최대인 83조원에 달했다.

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0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는 지난해 국내외 주식에만 83조3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했다.

가계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투자펀드의 비중도 2019년 18.1%에서 2020년 21.8%로 늘었다.

주식만 따로 보면 15.3%에서 19.4%로 비중이 더 크게 높아졌다. 작년 한해 동안 거주자 발행 주식 및 출자지분(국내 주식) 63조2000억원 어치와 해외 주식 20조1000억원 어치를 취득했다. 이는 2018년 국내 주식 21조8000억원, 2019년 해외 주식 2조1000억원이었던 기존 기록을 모두 넘어선 것이다.

가계의 지난해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운용규모는 76조7000억원이었다. 전년에는 마이너스 3조8000어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0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9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92조2000억원의 2.1배 수준이다.

순자금운용 규모가 늘었다는 건 예금이나 보험, 주식, 펀드 투자 등으로 운용한 돈이 차입금 등 빌린 돈보다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가계의 결제성 예금도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42조4000억원이나 늘었지만, 주식 투자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가계의 자금 조달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계는 173조5000억원의 자금을 끌어왔고,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이 171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한편 정부부문의 경우 2019년 29조5000억원의 순운용 상태였으나 지난해는 27조1000억원의 순조달 상태로 돌아섰다. 정부가 끌어 쓴 자금이 더 많은 순조달을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15조원 순조달) 이후 처음이다.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정부가 조달한 자금 141조5000억원과 운용한 자금 114조4000억원도 모두 역대 최대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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