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물 국채금리 한때 1.6% 돌파…"장기적 인플레 힘들 것"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제로' 금리로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에도 꿈쩍 않던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물가도 오르는 조짐이 보이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대비해 원자재나 부동산, 금융 등으로 투자의 눈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나스닥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2~3% 안팎 급등했다. 미국 국채 장기물 금리 상승 여파로 급락했던 증시가 안정을 찾은 것이다.

지난 주 장중 한 때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1.6%를 돌파했다. 증시는 곧장 경색되면서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4% 가까이 폭락했다.

그러자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고 더 나아가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예측까지 속속 나왔다. 코로나19에 대응한 경기 방어책으로 각국 정부가 쏟아낸 막대한 유동성이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재무장관)는 언론 기고문에서 “정부 지출규모가 필요 이상이 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바이든 정부가 진행 중인 1조9000억달러 부양책 등을 포함하면 경제 손실분(아웃풋 갭=잠재성장률-실질성장률) 대비 지출규모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과 견줘 6배 가량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 비안코리서치의 설립자 짐 비안코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인 2%를 웃도는 2.5%일 것"이라며 "지난 28년 동안 보지 못했던 최고치"라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의 상승세도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 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0.64달러에 거래됐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집계되는 물가지표들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물가동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유가의 경우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는 물가로 표시되는 전년 대비 상승률 자체가 매우 큰 폭으로 집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중첩된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저금리가 고착화된 이상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기란 힘들다는 게 통상의 의견이다. 연준과 한국은행 모두 인플레이션을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한동안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물가 상승을 용인할 수 밖에는 없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것과 더불어 원자재, 원유, 구리 등 실물자산 투자나 관련 펀드에 대한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져 리츠와 금융 등으로 갈아타려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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