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알화 폭락에 수익률 -85.18% 충격..."신흥국 투자시 환헷지 미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브라질 우량 부동산에 투자한 800억원 규모의 공모펀드가 '깡통' 수준의 펀드로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투자한 자산의 가치는 불어났지만 현지화 환율 급락으로 큰 손실을 입어서다. 만기를 한 차례 연장하면서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 월지급식 부동산펀드가 손실을 안고 청산 절차를 밟는다. 이날 기준 설정일 이후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85.18%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가 보유했던 상파울로 빌딩을 현지 시간 지난 18일 매각 완료됐다고 공시했다. 빌딩 매각가는 12억5500만헤알(약 2600억원)이었다.

매수 당시 건물 가치는 8억1000만헤알이었고 지난 9년 사이 약 56% 올랐지만 브라질 경기 악화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한화 가치로는 반 토막이 났다.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공모펀드 800억원,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과 한국교직원공제회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한 사모펀드 2794억원, 담보대출 1774억원을 모아 총 5368억원으로 상파울로에 위치한 2개동 짜리(연면적 11만7445제곱미터) 호샤베라 타워를 매입했다.

이중 공모인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호(분배형)는 개인을 상대로 모집해 조기 완판됐다.

원래 예정됐던 만기일은 2018년 말이었다. 당시 운용보고서를 보면 2018년 8월 기준 최근 5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57% 수준으로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운용사는 투자자들을 설득해 한 차례 만기를 연장했다.

운용사는 투자한 빌딩이 상파울루 평균 공실률(19.6%) 대비 양호한 12.9% 수준의 공실률로 추가적인 임대차 계약 체결도 앞두고 있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그 사이 헤알화 가치는 더 떨어졌다. 당초 예정됐던 만기일 당시 헤알화 가치는 290원이지만 현재는 205원으로 떨어져 손해는 더 커졌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달러 사용국이 아닌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 등 금융상품은 ‘환헤지’를 잘 하지 않는다. 환헷지 비용이 커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환헷지는 국외 통화를 이용한 거래에서 환율을 미리 고정해 둠으로써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피하는 방법이다.

한편 개인 투자자가 후순위로 리스크를 감당하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대출이 상환 선순위이고,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후순위 투자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사모펀드로 투자한 기관투자자는 원화대출에도 돈을 넣어 정해진 원화로 원금과 이자를 먼저 받게 되면서 개인투자자 피해는 상대적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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