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랠리에 높아진 국내 주식 비중 조절…동학개미 원성에 '재검토'

출처=연기금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연기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40일 연속으로 최장 기간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연기금의 매도행렬을 코스피 지수 하락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연기금이 추가로 30조원대의 순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대량매도 이유가 궁금한다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문제가 커지자 연기금도 리밸런싱 재검토에 착수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4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순매도 규모는 12조7427억원으로 기관 전체 순매도(26조1483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연기금의 매도세 지속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초 코스피 대형주의 강한 상승 랠리로 인해 연기금 내 국내 주식 비중이 다른 자산보다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기금이 국내 증시가 오름에 따라 목표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주식 매도가 필요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연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6.8%로 지난해보다 0.6%포인트 낮췄다.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은 자산배분 비중을 목표에 근접하게 조정해야 한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순매도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안에 국내 주식을 30조원 더 순매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해 증시를 이끌어 온 개인투자자들은 연기금 매도 행진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 대량 매도 이유가 궁금하다’라는 제목의 청원글까지 게시됐다. 청원인은 “연기금이 이렇게까지 팔 이유가 없다”면서 “연기금은 팔더라도 시장에 영향 없게 파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때려 누르다니요. 이런 것은 처음 있었던 일이고 이해가 안 가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연기금은 증시의 대세상승을 막는 행위 중단하라’ ‘주가 하락의 주범 연기금’ 등 올해에만 연기금에 대한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코스피 순매도는 자산배분 비중 조절 성격이 강하다"면서 "주식시장 내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은 자산배분 비중을 목표에 근접하게 조정해야 하기에 당분간 순매도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국내 금융시장은 백신 보급 기대감과 거시경제 정책 완화 기조 등으로 강한 상승세였지만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있어서도 실물 거시경제 지표와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2000~3000선일 때 리밸런싱 문제를 어떻게 할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검토하고 다음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며 자산배분 문제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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