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중간 단계…소재·금융업종 등 유망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국내 증시는 최근 한 달 간 ‘박스피’를 벗어나지 못하고 조정국면에 들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인플레이션이 아닌 ‘리플레이션’이라고 진단했다.

또 3월 중 4차 재난지원금 집행, 백신 접종 등과 함께 향후 경기회복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경기회복을 준비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지수는 3.41% 떨어졌다. 미국 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심리적 저항선인 1.2%를 돌파한 이후 22일에는 1.369%까지 올랐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1.922%를 기록하며 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채권 금리까지 오르면 주식(위험자산)과 채권(안전자산) 사이의 기대수익률 차이가 줄어든다. 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또 금리 상승은 자본 조달비용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주가 조정을 일으킨다. 현재처럼 대규모 부채가 있는 환경에서 금리 상승은 실물경제 뿐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자금을 조달해 장기성 자산 투자에 어려움이 없다면 위험선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이는 오히려 경기회복을 근거로 수혜 업종들을 사들이는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현 상황을 리플레이션 구간 진입으로 판단했다.

리플레이션이란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까지 이르지 않지만 통화를 다시 팽창시켜 경기회복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이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은 2023년 이후 먼 미래의 금리인상 전망”이라며 “장기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하는 발언 정도로도 금리 상승세는 단기적으로 꺾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그럼에도 2분기에는 금리의 추가 상승이 비교적 명확하다”면서 “금리가 주춤한 틈을 타서 리플레이션 관련주를 추가 매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리플레이션 대응 종목으로 금리 상승세가 가파를수록 시장을 이길 확률이 높아지고 실적 기대감도 받쳐주는 업종으로 화학, 비철금속, 철강, 건설, 유통, 금융 등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S-OIL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풍산 POSCO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엘리베이터 인선이엔티 F&F 이마트 롯데쇼핑 롯데칠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투자 종목으로 추천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을 단정할 수 없으나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의 중간 단계인 리플레이션에 진입했음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 "자산배분 전략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산배분은 크게 성장과 금리로 결정된다. 통상 경제회복, 금리상승이 동반되는 구간에서는 주식 비중 확대,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 신규 편입, 채권 비중 축소 전략이 유효하다.

박 연구원은 "채권이 아닌 주식 중심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변동성 제어와 지속적 수익 창출이 최종 목표가 돼야 한다"면서 "높아진 밸류, 기술적 부담, 통화정책 모멘텀 훼손으로 증시 기대수익률 하락 뿐 아니라 변동성 장세 반복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험 헷지와 관련해서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자산보다 변동성 요인과 결부된 자산을 선별해야 한다"며 "물가채, 시니어론이 대표적인 자산으로 주식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지만 하방이 견고한 저위험, 배당, 원자재, 대체자산 비중 확대 전략도 강구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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