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증시로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에 따른 이익이 비용보다 적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발생 이후인 2020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2개월간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이익은 약 13조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보통주 가운데 분석 가능한 1807개 주식을 대상으로 거래이익을 계산했다. 전체 개인투자자가 2020년 1월 말에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가치상승에 따른 이익(약 70조원)은 제외하고 그 이후 거래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보한 이익만을 고려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1월과 12월 지수 상승기에 10조원에 달하는 큰 폭의 거래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거래비용은 거래이익보다 더 컸다. 보고서는 개인들의 거래세는 약 9조8000억원, 위탁매매수수료는 약 3조9000억원 등 거래비용을 모두 13조7000억원으로 분석했다. 거래이익에 비해 7000억원가량 많았던 것.

업종별로는 IT 업종의 거래이익이 가장 컸다. 6조6000억원으로 전체 절반을 차지했다. 거래비용은 3조7000억원으로, 실 거래이익은 2조9000억원에 달했다.

거래이익이 가장 적은 업종은 의료업으로 거래이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전체 섹터 중 가장 큰 4조원의 거래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석 연구원은 과잉거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개인들의 거래이익이 비용보다 적은 이유에 대해 투자 대상 선정뿐만 아니라, 거래 시점의 선택에서도 효과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개인들이 스스로 능력이 뛰어나고 자신이 가진 정보가 더 정확하다는 '과잉확신'과 '주식투자가 대박 또는 도박의 기회'라는 인식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 과잉거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거래환경도 과도한 거래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개인들이 충분한 투자지식을 보유하고 있고 온라인 거래의 편의성으로 일련의 투자과정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은 각각 4387조원과 4323조원으로, 2016~2019년 평균에 비해 2.9배 증가했다. 2020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5배 규모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 확인된 개인투자자의 거대한 투자수요는 한편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확인시켜 주기도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과잉거래의 후유증을 우려하게 한다"며 "개인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공모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수단과 전문적인 자문이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