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PE 4230만8373주 시간외 처분…지분율 50%로 떨어져
실적개선에도 매출원가·판관비·금융비용 많아 순손실 지속

사진=대한전선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대한전선이 지난해 해외 수주 확대에 힘입어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한전선 경영권 매각에 나선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는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IMM PE는 지난해에도 대한전선 매각을 추진했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IMM PE는 블록딜과 장내매각 등을 통해 계속해서 지분규모를 줄이고 있다. 일부 투자회수와 함께 몸값 부담을 낮춰 원매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지분율 줄여가는 IMM PE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해 매출이 1조4438억원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99% 늘어난 51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11년 만의 최대 규모다. 초고압 케이블 위주 고수익 제품이 영업이익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덕분에 오랜 기간 낮은 주가를 형성해 온 대한전선 주가도 뛰었다. 지난해 3월엔 최저인 39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하반기부터 회복하기 시작해 현재 1200원을 웃돌고 있다.

통상 실적이 오르고 주가가 뛰는 것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IMM PE는 오히려 보유 지분을 줄이고 있다.

2015년 IMM PE가 확보한 대한전선 지분은 6억주(71.5%)였다. IMM PE는 당시 △5대 1 감자(80%) △3000억원 증자(IMM PE 투자) △채권 만기 5년 연장(2020년까지) 및 금리인하(3.5%→2.5%) △800억원 추가 출자전환 등이 받아들여져 대한전선을 품었다.

그러나 IMM PE는 지난 25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대한전선 주식 4230만8373주를 처분했다. 이번 매각으로 IMM PE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니케의 대한전선 보유 주식수는 4억2823만6506주가 됐다. 지분율은 54.94%에서 50%로 4.94%포인트 떨어졌다.

동시에 IMM PE가 대한전선 인수 당시 체결한 주주간 계약에 의해 공동보유관계에 있는 하나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9개 은행도 함께 장외매도를 단행했다. 이에 최대주주(니케) 및 특별관계자 지분은 74.23%에서 67.54%로 6.69%포인트 낮아졌다. 처분 단가는 1098원이다.

이처럼 IMM PE가 지분 일부를 처분한 이유는 주가가 오르면서 몸값이 높아짐에 따라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원매자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수익성 저조한 사업구조

대한전선은 1955년에 설립된 전선·전선소재·적산계기 생산·판매를 영위하는 회사로 196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대한전선이 해외 수주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수익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900억원 상당으로 잠정 집계됐다. IMM PE에 인수되기 직전 해인 2014년(470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5%로 낮은 수준이다. 통상 다른 산업보다 전선업계 영업이익률이 낮다. 매출과 비슷한 수준인 높은 매출원가, 지급수수료 증가, 판관비 부담이 큰 구조기 때문이다. 또한 1분기 1.65%, 2분기 5.87%, 3분기 1.71%로 분기별 격차가 크다. 같은 기간 업계 1위인 LS전선이 꾸준히 3%대를 유지하는 것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자산총계는 1조1000억원이며 부채비율은 263%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전선 금융비용은 284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7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금융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5년간 대한전선이 금융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2113억원에 이르며 당기순손실도 1480억원을 기록했다. 즉 벌어들인 돈에서 원가, 판관비, 이자, 세금 등을 제외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2015년은 경영정상화 과정이 본격화 되기 이전이라 당기순손실이 크지만 2016년 이후 전사적인 경영정상화 과정을 거쳐 순손실을 크게 줄여왔다"면서 "2016년 이후 누계 당기 순손실은 800억원 수준이며 이는 부실 계열사와 비영업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상 손실로 대한전선 수익성이나 자금흐름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IB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대한전선 매각을 위해 2월 첫째주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재무자문사는 크레디트스위스, 회계자문과 법률자문은 각각 EY와 세종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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