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자산 급증 매출증가 연결 가능성…디스플레이·나노부문 전망 밝아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톱텍이 작년 매출액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서는 등 삼성과의 거래중단이라는 악재를 딛고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톱텍은 재고자산이 늘어나면 이듬 해 매출도 증가하는 영업구조를 보이는데 지난 3분기 재고가 최고 수준에 육박하는 9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산업에서 재고자산은 미래 실적을 의미한다. 톱텍은 올해 매출로 인식될 계약, 디스플레이·2차전지 산업의 긍정적인 전망 등의 호재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1일 27년 간 협력사 관계를 맺어온 삼성과의 기술유출 관련 1심 판결이 나오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악재 해소로 작용할 것으로 해석했다. 수주에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았던 점을 꼽아 좋은 매매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톱텍은 공장자동화(FA) 설비와 태양광 모듈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자본금은 지난해 2월 전환사채 전환으로 191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최대주주는 이재환 톱텍 회장(27.66%), 소액주주 50.35%로 구성돼 있다.

톱텍 종속회사는 레몬, 티앤솔라, 톱텍비나, 파이 4곳이다. 태양광모듈 제조 티앤솔라와 자동화설비제작 파이는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 구조를 톱텍과 레몬 양사로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톱텍의 주력 사업부문은 크게 3개다. FA사업(디스플레이·2차전지·물류시스템), 제품판매(나노멤브레인), 신재생에너지(ESS)다.

2017년 매출액의 94%를 차지했던 FA사업은 2018년 삼성 기술이 포함된 디스플레이 장비를 중국업체에 판매, 삼성이 이를 영업기밀(기술) 유출로 고소하면서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최근 몇 년간 태양광 사업도 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FA 매출비중은 56%까지 쪼그라들었고 나노부문이 43%까지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사업목적에 나노섬유, 마스크, 위생용품, 화장품 제조 및 판매, 서비스업을 추가했다.

톱텍의 매출은 삼성과의 소송, 주력 사업인 디스플레이 시장의 침체 등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다.

2016년 392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7년 1조1384억원까지 뛰었다가 2018년 3088억원, 2019년 167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2016년 420억원, 2017년 2117억원, 2018년 82억원에서 2019년에는 6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작년 반전이 일어났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707억원, 영업이익은 45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6.9%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톱텍의 재무제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현금’과 ‘재고자산’이다. 톱텍은 2017년 2394억원의 현금을 쌓아뒀으나 2019년 말 현금잔고는 1472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현금 보유액이다. 게다가 매출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도 종속회사인 레몬의 기업공개(IPO)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한 눈 여겨볼 부분은 재고자산이다. 2019년 톱텍의 재고자산은 602억원으로 전년(222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다. 이후 작년 3분기까지 실적이 흑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897억원이다. 톱텍이 최고 매출을 기록한 2017년(1조1384억원)의 전년 재고자산인 93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톱텍과 같은 수주산업은 재고자산이 매출개선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톱텍의 높은 재고자산에 대해 설비시설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자 영혼까지 끌어 모은 베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로 설비수명이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장비업체는 기본적으로 장비를 만들어서 바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납품까지 리드타임이 있어 발생하는 자산들이 재고로 잡힌다”면서 “수주잔고가 쌓이면 후행적으로 매출이 올라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톱텍은 재고가 1차적으로 올라오고 그 다음에 선적돼서 나가면서 매출로 인식되는 구조”라면서 “수주를 받아서 납품까지 최소 3개월에서 1년까지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재고자산의 보유현황을 살펴보면 FA부문의 현재 제작중인 재공품이 360억원이다. 나노부문은 제품368억원, 재공품41억원, 원재료128억원으로 총 537억원이다. 감사보고서 강조사항에는 삼성과의 소송으로 재고자산 120억원이 압류돼 있으며 평가손실충당금을 이미 쌓아뒀다.

FA부문은 디스플레이, 2차전지, 물류시스템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올해 전망이 긍정적이다.

2차전지 사업도 SK이노베이션향 수주를 받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수주금액은 비공개이나 자율공시가 아닌 점을 미뤄보면 전년 매출(3088억원)의 10%(308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OLED 수요증가 등으로 톱텍의 올해 영업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면서 “특히 비대면 플랫폼 활성화로 패널수요가 급증한 반면 국내업체 LCD 생산능력 축소에 따라 수급상황이 우호적이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반기보고서에 추가된 물류시스템 사업의 경우 국책과제인 ‘박스 물성 분류용 로봇 팔레타이징 시스템 개발’이 포장·물류 시장의 견조한 증가세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나노부문도 마스크와 여성용품을 비롯해 전자파 차폐부품에 적용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나노 소재는 2025년까지 전세계 전반에 걸쳐 전자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임(구 에프티이앤이)도 톱텍에게 나노 관련 장비를 지속해서 공급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임의 주요주주는 톱텍 이재환 회장과 김익수 이사다.

다만 작년 3분기 대손충당금 설정률이 23.11%로 전년(14.34%)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매출채권이 603억원에서 103억원으로 크게 줄고 대손충당금도 86억원에서 24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일부 수주건의 계약종료일 연장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톱텍측 설명이다. 톱텍 관계자는 “중국이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이슈가 많아 시작일이 연기된 탓에 최종일 변경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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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1/01/18 15:05:55 수정시간 : 2021/01/19 12: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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