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해일이 '상류사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충무로에서 자신의 연기력을 입증했다. 그는 영화 ‘상류사회’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한 욕망과 자신의 신념 사이에 놓인 장태준을 분했다. 스크린에 비친 박해일은 박해일이 아니었다. 욕망에 찌들어가는 태준, 그 자체였다. 나아가 우리가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상류사회’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과거 뛰어난 연출로 호평 받았던 변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리고 충무로 연기파 배우 박해일, 수애 등이 참여했다.

이날 첫 선을 보인 ‘상류사회’에서 박해일은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 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을 맡았다. 하지만 러닝 타임 내내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교수, 욕망에 찌들어가는 정치 신인의 모습만 보일 뿐.

태준은 S대 경제학 교수로 등장한다. 능력 있고 인기 많은 그는 언제든 기회만 오면 정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 기회가 왔을 때 이전에 장태준은 사라지고 욕망에 발을 들인 새로운 캐릭터가 스크린에 비춰진다.

정계에 입문한 태준은 더 높은 자리를 위해 이전에 갖고 있던 신념은 잠시 숨긴다. 말투와 표정, 행동 모든 것이 전과 다르다. 생존권 보장을 외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이 가진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나아갈 뿐이다.

욕망과 신념 사이에 놓인 장태준은 어쩌면 야망에 젖은, 현실에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비춰지기 쉽다. 하지만 현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우리 모습이다. 영화를 보면 볼수록 현실적이었다. 다큐멘터리 같았다. 인간의 욕망을 다룬.

충무로에서 검증된 배우 박해일은 ‘괴물 ’ ‘은교’ ‘덕혜옹주’ ‘고령화 가족’ ‘최종별기 활’ 등 다수의 작품에서 다채로우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왔다. 이번 ‘상류사회’도 그랬다. 자칫하면 엇나갈 수 있는 부분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박해일은 '상류사회'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제대로 놀아본 것 같다”며 “연기해보지 못한 캐릭터라 호기심이 들었다. 내가 장태준이 돼보고 싶었다. 그에게 주어진 상황, 감정들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를 보면 왜 그가 '제대로 놀았다'고 표현했는지 알 수 있을 듯 싶다.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8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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