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푸르지오’ 브랜드 그대로 유지…대우건설 경영 자율권 보장

중흥건설 광주 본사 사옥 전경. 사진=중흥건설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로 선정된 가운데, 향후 성공적으로 대우건설 인수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같은 건설업종이지만 양사 간 사업영역이 상이한 부분이 많고, 특히 기업 규모가 더 큰 대우건설을 중흥건설이 어떤 식으로 떠안을지 주목된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산업은행 자회사, 이하 KDBI)로부터 우협으로 선정된 이후, 곧바로 인수를 위한 다음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중흥건설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KDBI측과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MOU 체결 후 확인실사, 주식매매계약(SPA), 기업결합 신고 등을 6달 동안 진행, 올해 안으로 인수를 마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흥건설 입장에선 대우건설 인수를 서두르는 것이 결국 M&A 과정에서 혼란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우협으로 선정됐던 현대산업개발이 2020년초 코로나 사태이후 6달이 지나서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한 전례가 있고, 2018년 초 대우건설 인수 우협으로 선정됐던 호반건설 역시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 사례가 있다.

피인수자인 대우건설 내부의 반발 역시 중흥건설의 행보를 발빠르게 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고용안정과 경영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인수 후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현재 인원을 유지할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통해 이윤을 남기기 위한 인수가 아닌만큼 노조 측과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중흥건설과 대우건설이 겹치는 사업 분야인 국내 주택 사업 부문의 교통정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푸르지오’가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안착한 것과 달리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는 세종시와 지방에서는 인지도가 높지만 아직까지 서울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한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사업영역이 겹치는 양사 간 ‘팀킬’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중흥그룹 하에 대우건설과 중흥건설, 중흥토건은 별도의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하면서 각자 도생하는 관계”라며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는 기존과 같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해외 건설 사업과 토목 및 플랜트 부문의 경험이 없는 중흥건설이 이들 사업을 활발히 영위하는 대우건설을 얼마나 컨트롤 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기존에 잘해오던 전문적인 영역은 대우건설에 경영 자율권을 주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중흥건설은 대우건설이 강점을 가진 해외 사업과 토목 및 플랜트 부문의 노하우를 이어받아 시너지 효과를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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