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불발 막기 위한 KDB인베스트먼트 ‘고육지책’ 결정에 양자 모두 ‘상황 주시’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 을지로 트윈타워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대우건설 매각 재입찰이 이뤄지면서 인수에 나선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가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본입찰에 참여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등 2곳을 상대로 전날 재입찰을 결정했다.

지난 6월 25일 제출한 매각 제안서에 인수가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조원 수준으로 알려지던 대우건설 인수가격에서 중흥건설이 더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은 제안서 제출 직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흥건설과 호반건설은 같은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설립된 중소건설사에서 전국적인 대형건설사로 성장했다는 공통적인 배경을 지녔다.

여기에 현금 동원력이 탄탄하고 이미 3년전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던 호반건설이 다시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얘기가 나오자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인수가를 올려썼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본입찰 제안서를 내지 않았고 DS네트웍스는 예상보다 낮은 인수가를 써내면서 양자 간 인수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이에 중흥건설이 부담을 느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생기자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시 재입찰을 결정했다.

재입찰이 결정되면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모두 극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안서 제출 후 서로 인수를 자신하던 양 기업은 재입찰 결정 후 사태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입찰 결정과 이후 행보에 대해 중흥건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며 “당분간 사태를 주시해야 할 것 같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DS네트웍스도 갑작스러운 재입찰 결정에 다소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워낙 이례적인 상황이라 아직 회사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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