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은 미국 위주로 큰 폭으로 늘었고, 대외금융채무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 지역 중심으로 증가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준비자산을 제외한 한국 대외금융자산(거주자 대외투자) 잔액은 1조5197억달러로 2019년 말보다 272억달러 늘었다.
앞서 지난 3월 2020년말 국제투자대조표에서 이미 공개된 것과 마찬가지로 잔액과 증가 폭이 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이번 통계의 잔액에서는 준비자산(4431억원)이 제외됐는데, 준비자산 운용내역을 국제투자대조표에서 공개하지 않는 국제관례에 따른 것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에 대한 투자가 5345억달러(비중 35.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유럽연합(2919억달러·19.2%), 동남아(2015억달러·13.3%) 등의 순이었다.
특히 미국 투자잔액이 1년 사이 1148억달러나 늘었는데 잔액과 증가액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이다.
대(對) 미국 투자잔액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증권투자(3450억달러)가 가장 많았고 직접투자(1180억달러)와 기타투자(646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최지만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주가 상승과 증권투자 확대의 영향이고, EU 투자잔액 증가는 유로화 평가절상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지난해 말 현재 1조4967억달러로 1년 새 2932억달러 늘었다. 역시 지난해 국내 주가도 많이 오른 데 영향을 받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지역별 투자 규모는 미국이 4055억달러(비중 27.1%)에 달했으며 전년말 대비 증가액도 842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EU는 3774억달러(25.2%)로 2위, 동남아는 2933억달러(19.6%)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을 통화별로 분류하면 미국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8614억달러(비중 56.7%)로 가장 많았다. 유로화는 1615억달러(10.6%), 위안화가 1104억달러(7.3%) 수준이었다.
대외금융부채 중에서는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1조581억달러(70.7%)로 최대였고 미 달러화와 유로화가 각각 23.6%(3525억달러), 2.2%(330억달러)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