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청년·신혼부부 대상 40년 만기 정책모기지 상품 출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 7억원…대출 받아도 구매 어려워"

강남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데일리한국 김현진 기자] 정부가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디딤돌대출 확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대출 개편안을 통해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 부담을 덜어준다는 방침이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1일부터 청년·신혼부부 대상 정책모기지(보금자리론·적격대출)에 40년 만기 대출을 시범 도입한다.

보금자리론은 연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 8500만원), 주택가격 6억원 이하 등 조건을 갖추면 고정금리로 집값의 최대 70%까지 빌려주는 정책 상품이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집을 살 때는 소득제한 없이 5억원까지 대출을 해주는 제도다.

현재 정책모기지 상품의 만기는 최대 30년이었으나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기를 최대 40년까지 늘린 것으로 대상은 만 39세 이하 청년과 혼인 7년 이내의 신혼부부다.

또 디딤돌대출도 확대 지원한다. 디딤돌대출은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5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최대 2억4000만원(2자녀 이상 기준)을 고정·저금리(최저 1.85%)로 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정부는 현행 집값 기준(5억원)을 유지하고 대출 한도에 대해 현행 2억~2억6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 이상으로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많이 올라 대출 제도를 개편해도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주택을 구매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8448만원이다. 중위가격은 표본주택을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값을 말한다.

다만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1600만원으로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보다 2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9833만원으로 전국 중위가격보다 2배가량 높다.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의 대출 기준은 각각 6억원, 5억원 등으로 서울 등 수도권 중위가격(7억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를 40년으로 확대한다고 해도 요건이 굉장히 까다롭고 대상이 되는 주택이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을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출한도 늘려준다고 해도 주택시장 안정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 저리로 한도를 늘리는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면 효과를 볼 수 있었겠지만, 현재 집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선 빛좋은 개살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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