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행사 DS네트웍스 유력…중흥건설은 내부 반대 심해 산업은행 부담 커

중동 국부펀드·중국국영건설사 등 해외 세력 소극적…사모펀드도 발 빼는 분위기

서울 중구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을지트윈타워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대우건설 매각 본 입찰이 오는 25일 실시된다.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도전장을 낸 가운데 부동산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가장 유력한 대우건설의 새 주인공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소유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25일 대우건설 매각 본 입찰을 실시한다.

대우건설 매각 의사를 밝힌 곳은 앞서 거론된 DS네트웍스와 중흥건설을 비롯해 중동 국부펀드인 UAE 아부다비투자청과 중국 국영 건설사인 중국건축정공사(CSCE),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 중동과 중국 등 외국계 자본이 대우건설 매각에 적극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 않는데다 한앤컴퍼니 등도 사실상 매각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우건설의 새 주인은 국내 시행사인 DS네트웍스와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의 2파전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남는 것은 산업은행의 선택이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이 2006년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매각 됐을때나 2018년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시도 등의 과거 사례를 비춰봤을 때 결국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현 정부의 의도에 맞게 호남 지역 기반 기업에 대우건설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에 넘어갔던 당시 노무현 정부 때나 호반건설의 인수 시도가 있었던 2018년과 현재의 문재인 정부 모두 호남에 기반을 둔 정권이다.

금호아시아나를 비롯해 호반건설, 그리고 현재 대우건설의 새 주인으로 유력한 중흥건설은 모두 호남 기반 기업들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가 인수했던 당시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대우건설을 금호아시아나에 넘기라는 압력이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공이 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의 인수나 2018년 호반건설의 인수 시도 당시와 달리 훨씬 더 강한 대우건설 내부의 반대 분위기다.

2006년엔 대우건설이 대우그룹 분해 이후 처음으로 다른 기업에 매각이 됐었던 상황인 만큼 구성원 모두가 경황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다시 대우건설을 재매각했고, 그 과정에서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대우건설을 소화할 수 없는 기업에 매각되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2018년 호반건설의 인수 시도 때도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호반의 인수에 결사 반대했고, 호반건설의 인수는 없던 일이 됐다.

이번 매각에도 대우건설 내부에선 중흥건설의 인수 시도를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노조가 가장 먼저 중흥건설의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고, 대다수 직원들은 중흥건설에 인수될 경우 이직을 택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산업은행 역시 현 정부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피인수자가 반대하는 매각을 결정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대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매각을 일주일여 앞둔 현재는 국내 부동산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가장 유력한 대우건설 매각 주체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대우건설 내부에선 경영 자율권이 상대적으로 보장되고, 건설업 특성상 지역적으로 소통이 많은 아부다비 투자청 등 중동 국부 펀드를 가장 선호하는 입장이지만 해외 자본이 대우건설 매각에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대우건설 직원들이 가장 원하는 매각의 밑그림은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는 건설업과 접점이 적다는 점에서 대우건설 내부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인수 대상자고, 중흥건설은 가장 반대하는 후보군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대우건설 내부에선 ‘차악’으로 받아들여지는 DS네트웍스가 가장 유력한 매각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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