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수출 개선을 반영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KDI는 13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3.1%)보다 0.7%포인트 높인 3.8%로 제시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KDI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의 내수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 경제는 경기 회복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겠으나 부문별 경기 충격과 회복 속도는 불균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 가운데 대면 서비스업 경기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별 전망치를 살펴보면 KDI의 이번 전망치는 IMF(국제통화기금·3.6%), OECD(경제협력개발기구·3.3%), ADB(아시아개발은행·3.5%) 등 주요 국제기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이들 기관 전망치는 지난달 27일 발표된 올해 1분기 우리 성장률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로 직접적 비교는 어렵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망기관에서 (제시)하는 전망 숫자와 정부 기관에서 하는 전망은 조금 다르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면서 “아무래도 정부 쪽에서 하는 전망에는 정책의제가 강하게 반영돼 있기 때문에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빠르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될 수 있다면, 3.8%보다 더 높은 숫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문별로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종전 0.7%에서 1.7%로 1.0%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급등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연평균 42.25달러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60달러대로 50% 가까이 뛰어오른 상태다.

앞서 KDI는 국제유가가 7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연간 물가상승률을 0.8%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여전히 1%를 밑도는 0.7%에 그쳤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 3.1%에서 8.6%로 대폭 상향됐다. 경상수지는 829억달러(약 94조원) 흑자가 예측됐다.

설비투자는 8.5%, 건설투자는 1.4%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취업자 수는 연간으로 19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실업률은 4.1%로 예상했다.

내년 우리 경제는 민간소비가 회복되면서 3.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반영한 2020∼2022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9%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는 2022년에도 기존 성장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내수가 살아나며 취업자 수가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33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는 내년 국제유가 안정과 함께 상승 폭이 1.1%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KDI는 세계 경제가 올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반등한 후 내년부터 성장세가 둔화할 것을 전제로 한국 경제를 전망했다.

올해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60달러 내외, 내년은 50달러대 중후반으로 각각 전제했다.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는 올해 1% 정도 절상된 후 내년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봤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