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자 1년새 5.4% 감소…남성의 2배 넘어

사진=한국은행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여성 취업자가 많은 대면 서비스업이 위축되고, 보육·교육기관이 문을 닫아 양육 부담까지 늘면서 여성들의 고용이 악화됐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와 여성고용:팬데믹vs일반적 경기침체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코로나19 발생 이후 월별 여성 취업자 수는 코로나 이전인 지난해 2월보다 많게는 5.4%까지 줄었다.

이에 비해 남성 취업자 수 감소 폭은 최대 2.4%(2021년 1월)로 여성에 비해 절반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이후 1년 동안 여성 고용률은 남성 고용률보다 0.9%포인트나 더 떨어졌고, 반대로 실업률은 남성보다 1.7%포인트 더 올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최근 여성 고용 악화는 남성 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던 일반적 과거 경기 침체기와 비교해 다소 이례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남성 고용률 하락 폭은 여성보다 1.5%포인트 더 컸고, 남성 실업률 상승 폭도 여성을 1.7%포인트 웃돌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역시 남성 고용률 하락 폭과 실업률 상승 폭은 여성보다 각각 1.1%포인트, 0.1%포인트 높았다.

한은은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우선 코로나19 충격이 여성 취업자 비중이 큰 산업에 집중된 점을 꼽았다.

기타 서비스(여성 50%), 도소매·숙박음식(52%), 교육(67%), 보건·사회·복지(81%) 업종 등에서 여성 취업자의 비율이 높은데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대면서비스가 위축되면서 취업자 수도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대책으로 학교, 어린이집이 폐쇄되면서 취업자의 육아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도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이의 근거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1년간 30∼45세 여성 취업자 수 감소 중 기혼여성의 기여율이 95.4%에 이르고, 미혼여성의 기여율은 4.6%에 불과한 사실을 들었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육아를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분담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육아 부담이 상당 부분 여성에게 전가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으로 코로나19는 여성 고용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부부간 육아·경제활동 분담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고 부부 맞돌봄 문화가 퍼지면 여성 고용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확대 등 코로나19에 따른 근로조건 변화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사라진 여성 일자리가 일부 자동화로 대체되면서 팬데믹 이전의 고용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여성의 경력단절이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부 맞돌봄 문화 확산, 유연근무제 확대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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