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현진 기자] 서울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성수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강북의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오르고 있다.

28일 현지 공인중개소 등에 따르면 전날 압구정 등 4곳이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자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단지의 호가가 최대 수억원 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계주공11단지’ 전용면적 79㎡(31평)의 최근 호가는 10억7000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같은 평형대가 8억2000만원에 실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2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상계주공11단지는 지난 3월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으로 진행된다. 이 단지는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아 통과했다.

다른 상계주공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계주공6단지’의 전용면적 58㎡(24평)는 최근 8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1일 매맷값(8억1500만원)보다 3500만원 높다.

상계주공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서울에서 끝자락이다 보니 인지도가 떨어져 매맷값이 워낙 낮았다”며 “최근 재건축 호재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호재를 의식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놨다가 거둬가는 경우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호가도 급등했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19단지’ 전용면적 68㎡(29평)는 최근 11억원까지 매물이 나온다. 같은 평형이 지난 3일 10억40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한달만에 6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창동주공19단지는 이달 들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을 추진 중에 있다.

상계주공과 창동주공 단지의 호가가 오르면서 인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한양아파트’의 전용면적 86㎡(31평)는 지난 1월 8억9000만원에 실거래됐으며 최근에는 매물이 9억1000만원에 나왔다.

도봉구 창동 ‘동아아파트’의 전용면적 89㎡(32평)도 지난 2월 10억원에 매매된 이후 최근 10억500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도봉구 인근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창동주공단지의 매물이 귀하다보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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