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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현진 기자] 건설경기 활성화와 시멘트 공장 보수가 겹치면서 시멘트 재고가 급격히 줄었다. 시멘트 수급 부족이 장기화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국 시멘트 재고 물량은 약 62만톤이다. 이는 전체 저장 가능 물량(210만톤)의 29.5%이며 통상적으로 확보돼야 하는 물량(126만톤)보다도 절반가량 적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건설경기는 지난해 4분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통상 시멘트 업계의 경우 이 기간 대보수를 실시해 생산량이 줄어드는 시기다. 대보수는 소성로(시멘트 제조용 원통형 가마) 등 제조설비의 중요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을 말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호황에 따른 출하 호조세가 이어지며 생산량보다 현장에서 원하는 시멘트 물량이 더 많다”며 “보수 기간이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기간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재고 부족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 설비 안정화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데다 운송수단도 줄어 시멘트 수급 부족이 장기화로 이어질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를 건설현장에 공급해주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이 작업여건이 더 좋은 컨테이너나 택배 쪽으로 수요가 몰려 운전기사가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도 운송의 경우에도 코레일이 여객 위주로 수익사업모델을 전환함에 따라 시멘트를 운송할 수 있는 철도노선이 부족해졌다”며 “생산이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운송수단 차질로 인해 공급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면 건설사에 영향을 미친다. 대형 건설사는 연간으로 시멘트 공급 계약을 체결해 그나마 문제가 적을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건설사는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연간 단가를 계약해 일정 물량을 보전해주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갑자기 현장이 늘거나 시장 진입이 초반인 업체의 경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계약돼 있는 물량은 타격이 없겠지만, 새로 계약이 체결하는 경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시멘트 물량 부족이 심화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분양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진행 중인 공사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시멘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급불안이 지속될 것 같다”며 “시멘트 수급량이 떨어진다면 가격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앞으로 착공에 들어가는 단지의 분양가 산정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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