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에 임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80%가량 회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ICT(정보통신기술) 중심으로 수출과 제조업 생산 등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고용·소비 등은 회복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국내 경제 상황이 코로나19 경제 충격 이전 수준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보여주는 'HRI 코로나 위기극복지수'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매판매액지수, 수출출하지수, 취업자 수, 산업생산지수 등 자료의 지난해 1월 기준값을 100포인트(p)로 전환해 추산했다.

회복세는 수출이 이끌었다. 수출 감소세가 가장 컸던 시점은 지난해 5월로, 1월보다 11.2% 줄었다. 이후 ICT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11월 수출액은 1월보다 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격 폭(11.2%) 대비 회복 폭(18.3%포인트)을 의미하는 회복률은 163.7%였다. 코로나19 충격을 100% 회복하고도 63.7% 더 성장했다는 의미다.

반면 고용과 소비 등은 별다른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고용수준은 1월 대비 -3.6%를 기록했다. 감소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침체가 이어져 12월에도 -2.7%로 위축돼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복률도 25.5%로, 코로나19 충격을 4분의1 정도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고용과 일용직 근로자 형태의 고용이 회복속도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두 유형의 고용은 1월보다 각각 -10.5%, -13.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고용은 +1.5%, 상용근로자 형태의 고용은 -0.5%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고용지표는 경기에 후행하는 특성을 보여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났다"며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돼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3월 소비는 1월보다 -10.0%로 가장 크게 줄었지만, 11월에 -3.6%로 회복됐다. 회복률 74.1%였다. 내구재 소비는 코로나 충격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11월까지도 경제충격에서 뚜렷한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생산은 제조업 생산이 5월 -12.7%에서 11월 -0.1%를(99.3%회복), 서비스업은 3월 -7.8%에서 11월 -1.7%를(77.9%회복)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제조업은 4~5월 수출 충격과 함께 지수 내림세가 컸지만 조선, ICT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했다"며 "서비스업은 금융, 보건복지 외 분야에서 강한 경제충격을 받았고 회복속도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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