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국내 경제 상황이 코로나19 경제 충격 이전 수준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보여주는 'HRI 코로나 위기극복지수'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매판매액지수, 수출출하지수, 취업자 수, 산업생산지수 등 자료의 지난해 1월 기준값을 100포인트(p)로 전환해 추산했다.
회복세는 수출이 이끌었다. 수출 감소세가 가장 컸던 시점은 지난해 5월로, 1월보다 11.2% 줄었다. 이후 ICT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11월 수출액은 1월보다 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격 폭(11.2%) 대비 회복 폭(18.3%포인트)을 의미하는 회복률은 163.7%였다. 코로나19 충격을 100% 회복하고도 63.7% 더 성장했다는 의미다.
반면 고용과 소비 등은 별다른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고용수준은 1월 대비 -3.6%를 기록했다. 감소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침체가 이어져 12월에도 -2.7%로 위축돼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복률도 25.5%로, 코로나19 충격을 4분의1 정도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고용과 일용직 근로자 형태의 고용이 회복속도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두 유형의 고용은 1월보다 각각 -10.5%, -13.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고용은 +1.5%, 상용근로자 형태의 고용은 -0.5%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고용지표는 경기에 후행하는 특성을 보여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났다"며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돼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3월 소비는 1월보다 -10.0%로 가장 크게 줄었지만, 11월에 -3.6%로 회복됐다. 회복률 74.1%였다. 내구재 소비는 코로나 충격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11월까지도 경제충격에서 뚜렷한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생산은 제조업 생산이 5월 -12.7%에서 11월 -0.1%를(99.3%회복), 서비스업은 3월 -7.8%에서 11월 -1.7%를(77.9%회복)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제조업은 4~5월 수출 충격과 함께 지수 내림세가 컸지만 조선, ICT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했다"며 "서비스업은 금융, 보건복지 외 분야에서 강한 경제충격을 받았고 회복속도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