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반포·잠실·압구정 상승세…비강남권도 연이어 최고가 거래 이어져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내려다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지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새해 서울 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잠잠하던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들에서 최근 연달아 신고가로 매매 계약이 이뤄지면서 2021년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모양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서울 송파구 ‘잠실 엘스’ 84㎡(33평)가 지난달 24일 23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잠실동 전체가 거래허가제 규제를 받고 있어 거래가 쉽지 않은 가운데서도 지난해 11월14일에 거래됐던 이전 잠실 엘스 84㎡ 신고가인 22억7000만원을 뛰어넘은 것.

강남구 ‘압구정 현대3차’ 82㎡(33평)도 지난달 12일 24억9500만원에 실거래 되면서 이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재건축이 요원해지면서 지난해 여름 집값이 폭등할 때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압구정 현대3차 82㎡ 이전 신고가가 지난해 7월6일에 거래(24억8000만원)됐을 정도로 근 5개월 이상 잠잠하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다시 재건축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다섯달 만에 신고가 금액이 바뀌게 됐다.

서초구 ‘반포자이’ 59㎡(25평)도 지난달 9일 22억3000만원에 계약서가 쓰이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포자이 59㎡도 이전 신고가가 지난해 7월 9일에 22억1000만원에 거래된 이후로 5달 동안 신고가 경신이 없다가 최근 가격 상단을 뚫어냈다.

인근 단지인 ‘반포써밋’ 85㎡(35평)도 지난달 7일 25억4980만원에 거래되면서 오랜만에 신고가를 썼다. 이전 신고가는 지난해 7월30일의 25억원이었다.

이렇게 지난해 여름 이후 조용하던 강남의 '잠룡' 아파트들이 최근 일제히 신고가를 쓴 데 이어 비강남 지역인 마포구와 성동구, 양천구, 서대문구, 은평구도 최근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는 84㎡(34평)가 지난달 14일 18억2000만원, 84㎡(33평)도 지난해 11월 26일 역시 동일한 18억2000만원에 연달아 실거래 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마래푸 84㎡는 지난해 6월 27일 최초로 17억원대를 뚫었다. 이후 지난해 11월21일 17억9000만원에 팔리면서 18억원선에 바짝 다가갔고, 11월말과 12월 중순에 연이어 18억대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성동구 ‘서울숲리버 힐스테이트’ 84㎡(33평)도 지난달 10일 17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이전 신고가인 지난달 1일 16억5000만원에서 상단을 높여 처음으로 17억원선을 넘었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 힐스테이트’ 84㎡(33평)는 지난달 2일 16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전 신고가는 지난해 11월10일의 15억5000만원으로 최초로 16억대를 넘어 팔렸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 래미안 이편한세상’ 84㎡(33평)은 지난달 9일 12억9500만원에 매매되면서 13억원선에 바짝 다가갔다. 이전 신고가는 지난해 11월23일의 12억4700만원이다.

은평구에서도 녹번동 ‘북한산 푸르지오’ 84㎡(34평)도 지난달 19일 11억3000만원에 팔리면서 그 전달 14일 신고가(11억2000만원)에서 시세가 올랐다.

‘힐스테이트 녹번’ 59㎡(24평)도 지난달 26일 10억4300만원에 실거래 돼면서 11월 23일 최초로 10억원선을 넘긴 이후 또 신고가를 썼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연말 연초 이사철을 앞두고 집을 찾는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 임대차 3법 등의 정부 정책으로 인해 입주 가능 매물이 잠겨 있고, 시장에 나와 있는 소수 매물은 집주인들이 이전 실거래가에서 호가를 훨씬 높여 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 팀장은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이 투자 수요가 아닌 실수요자 위주로 짜여진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수요·공급 불균형 상황에선 오는 6월 부동산세 납부 전까진 집값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6월 이후 나오는 절세 목적의 소수 매물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한 실수요자들이 받아내기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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