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 중심 제품 구매에서 생활용품 구매로 패턴 변화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28)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핸디선풍기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관련 제품을 바로 구매했다. 디자인이 세련되고 성능이 좋다는 평가도 마음에 들었다. 주부 이모씨(30)는 온라인 쇼핑몰 G9가 운영하는 공식 페이스북에서 이색 해외직구 상품을 접하고 바로 주문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라는 유사 축제까지 탄생시킨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국내 해외직구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후 해외직구 시장은 특정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생활용품 시장까지 파고든 상태다.

올해 3월에 발표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액은 5377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0.5% 증가했다. 품목 또한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해외직구 시즌에 맞춰 할인율이 높은 가전·IT중심으로 수요가 두드러졌던 반면, 최근에는 의류 및 패션관련 상품(1984억원)부터 음·식료품(1387억원), 화장품(392억원), 생활용품 및 자동차용품(323억원) 등으로 확대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세일기간에만 집중되던 해외직구가 실생활과 보다 밀접하게 닿아 있는 데일리형 쇼핑으로 트렌트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 캐시백 쇼핑 플랫폼인 이베이츠 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다이슨, 델컨슈머, 베스트바이 등 전자제품 브랜드들이 최고 매출 상위를 차지했지만, 그 외 기간에는 이베이, 아마존, 매치스패션, 폴로 랄프로렌, 카터스, 알리익스프레스, 육스 등 오픈마켓 및 패션의류 브랜드들의 매출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직구족들은 해외직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가격’을 꼽는다. 제품 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명품가방은 해외직구가 월등히 저렴하고, 명품 등급에 따라서도 중저가 명품보다는 ‘입생로랑’, ‘구찌’, ‘펜디’ 등의 브랜드가 가격적인 혜택이 크다. 이베이츠 코리아에서 명품백 구매로 가장 매출이 높은 매치스패션의 가방은 국내 쇼핑가와 최대 30%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제품 다양성’도 해외직구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국내 총판이 없는 브랜드의 경우 해외직구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과 품목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특히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불면서 해외직구를 통해 조명, 액자, 시계 등 개인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독특한 인테리어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명품은 단일 카테고리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는 쇼핑품목으로 연간 75% 이상 성장하고 있다. ‘매치스패션', ‘육스' 등 이베이츠 코리아에 입점해 있는 몇몇 유럽 명품 쇼핑몰의 매출은 아마존의 매출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해외직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다양한 채널의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진출 초기부터 모기업인 이베이사이트 판매 제품을 구매대행해오던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3년부터 G9를 해외직구 오픈마켓으로 개편했다. 또 지난해에는 일본 오픈마켓 라쿠텐을 옥션에 입점시켰다.

G9는 직구상품 판매가격에 관세·부가세와 해외배송비를 모두 포함시켜 국내 라이센스 제품 가격과 바로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파크도 지난달 24일 해외직구 전용관을 열었다. 기존 해외직구 제품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가전, 리빙, 패션, 뷰티 등의 인기 상품을 선별해 판매한다. 국가별 인기 상품 기획전도 마련한다. 특히 AI 기반의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다른 사이트까지 아우르는 직구 최저가 가격 비교 서비스도 제공한다.

11번가는 지난해 미국 글로벌 온라인몰 리볼브와 일본 오픈마켓 라쿠텐을 통째로 입점시켰다. 리볼브관에서는 마크 제이콥스, 마더, 씨위 등 500개 패션 브랜드, 2만여 개 상품을 판매하고 라쿠텐관에서는 식품, 주방 식기류, 리빙, 취미용품 등 일본 인기상품을 현지가에 선보이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 역시 해외 직구 물품 통관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스마트 통관 심사'를 도입했다. 2000달러(약 244만원) 이하전자상거래물품을 개인이 수입하는 경우 우범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일괄 전자 통관 심사·수리하는 것이다. 관세청은 특송센터 입주 업체를 대상으로 먼저 스마트 통관 심사를 시행하고서 이후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베이츠 코리아 임수진 이사는 “해외직구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정 세일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명품 해외직구의 비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며 “어디서 어떻게 구매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국내보다는 해외직구를, 해외직구를 한다면 캐시백 적립, 실시간 세일 등의 부가적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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