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혁 지휘...플루티스트 류지원·첼리스트 이호찬 협연

앙상블블랭크가 오는 12월 28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Vivaldi X Furrer’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연다. 왼쪽부터 지휘자 최재혁, 플루티스트 류지원, 첼리스트 이호찬. 사진=앙상블블랭크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이 이끌고 있는 ‘앙상블블랭크’는 현대음악을 재미있게 연주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든 공연이 흥미롭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현대음악을 전문적으로 선보이기 때문에, 아예 낮잠을 자거나 와인을 마시는 콘서트를 열기도 하고 베토벤이 상상했던 미래를 관객과 함께 상상해 보는 이색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 다양한 장소에서 동선과 조명을 활용한 무대를 연출함으로써 색다른 방법으로 현대음악을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팀의 운영방식도 독특하다. 일종의 예술위원회 성격인 아티스틱커미티(Artistic Committee)’를 꾸려 활동방향을 결정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전략이다. 2015년 줄리어드 유학 중 결성을 도모한 예술감독 최재혁을 중심으로 플루티스트 류지원, 피아니스트 정다현, 퍼커셔니스트 이원석, 첼리스트 이호찬 등 5명이 아티스틱커미티를 구성하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제, 대전국제음악제, 대구실내악 페스티벌 등 한국 유수의 공연장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현대음악 해석에 대한 호평을 받고 있는 앙상블블랭크가 오는 12월 28일(화) 오후 8시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연다. 아티스틱커미티 멤버인 플루티스트 류지원과 첼리스트 이호찬이 협연한다,

이번 무대의 타이틀은 ‘Vivaldi X Furrer’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안토니오 비발디의 작품과 현존하는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베아트 푸러의 작품으로 꾸몄다.

푸러의 피아노를 위한 ‘눈은 소리가 없다’(1986)를 시작으로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프레스토’(1997), 플루트와 더블베이스를 위한 ‘lra-Arca’(2012) 등 모두 5곡을 들려준다.

비발디의 ‘플루트 협주곡 작품번호 439’와 ‘첼로 협주곡 작품번호 406’도 준비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재혁이 작곡한 첼로 독주를 위한 ‘Self in Mind Ⅲ’도 함께 연주될 예정이다.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가 오는 12월 28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Vivaldi X Furrer’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연다. 사진=앙상블블랭크
고전을 대표하는 작곡가와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만남을 통해 음악의 시작과 끝의 연결고리를 해석하는 이번 무대는 앙상블블랭크가 추구하는 정체성과 철학이 진하게 묻어있다.

비발디는 바로크 시대의 이탈리아에서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작곡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을 통해 바로크 말기 양식이 고전 초기양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특히 리듬의 생동감과 형식의 명료함에 있어서 그가 확립한 작곡 방식은 독주자의 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고전 협주곡에서 계승되고 발전됐다.

푸러는 21세기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다. 매번 써 내려가는 작품마다 음악을 관통하는 구조나 작곡기법을 기존과 다르게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음악가다. 특히 푸러의 음악은 앙상블블랭크의 프로그램에 단골로 등장하는 데, 그가 추구하는 철학과 앙상블블랭크 단원들이 추구하는 작품관이 서로 통하기 때문이다.

앙상블블랭크 음악감독인 최재혁은 일상 속에 흐르는 모든 선율, 떠오른 영감, 우연한 경험 등을 번쩍이는 아이디어의 연장선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다. 두 작곡가의 감각과 음악적 정서를 해석하는 앙상블블랭크의 무대는 고정된 선입견과 사고를 탈피하고 새로운 시각을 투영하는 기발함을 던져줄 예정이다.

‘아름다운 테크닉과 소리’를 가진 플루티스트 류지원은 루이지애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플루티스트다. 현 뉴욕 필하모닉의 객원단원과 대전시립교향악단의 객원 수석, 2018/2019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수석 단원으로 활동하며 오케스트라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예원학교 졸업 후 서울예고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뉴 잉글랜드음악원 예비학교를 거쳐 줄리어드 음악원 학사, 석사 및 맨해튼 음악원 오케스트라 연주 석사 과정을 마쳤다.

첼리스트 이호찬은 예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다. 졸업 후 독일 함부르크 음대 Master, 뤼벡 음대 Konzertexamen,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Mozarteum에서 Postgraduate 과정을 수학하며 전문 연주자로서 단단한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앙상블블랭크 아티스틱커미티, 스테이지원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앙상블블랭크의 음악감독이자 작곡가 겸 지휘자인 최재혁은 2017 제네바 국제콩쿠르에서 작곡 부문 최연소 1위를 차지했다. 2018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사이먼 래틀과 함께 포디움에 올라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슈톡하우젠 ‘그루펜’을 지휘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부천필하모닉, 대전시향, 프랑스 파리 앙상블 앙텡콩탱포랑, 키예프 심포니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지휘 활동과 함께 메뉴힌 바이올린 콩쿠르, 캐나다 밴프 음악제, 앙상블 앙텡콩태포랑 등에 위촉작곡가로 초대되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앙상블블랭크의 ‘Vivaldi X Furrer’ 관람티켓은 3만원미녀 인터파크와 아트센터 인천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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