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 토요 리사이틀 시리즈 출연

드뷔시·거슈윈·쇼스타코비치·카푸스틴 연주

피아니스트 윤병화가 10월 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토요 신진 아티스트 시리즈에서 독주회를 연다. 사진=롯데콘서트홀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롯데문화재단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침체된 클래식 시장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독주회 등 자신만의 연주회를 개최하기 힘든 신진 아티스트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롯데콘서트홀 토요 신진 아티스트 시리즈’를 시행해오고 있다.

선정된 아티스트에게는 대관시 가장 선호하는 토요일에 리사이틀 기회를 제공하며, 토요 신진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부여해 젊은 음악가 발굴 및 양성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오는 30일(토) 오전 11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토요 신진 아티스트 시리즈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윤병화다.

윤병화는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에서 전문연주자 과정, 피아노 솔로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삼익, 음연, 음악춘추, 한국쇼팽콩쿠르 등 일찍이 국내 유수의 콩쿠르에서 우승 및 상위 입상하며 연주력을 인정받았다. 국내외를 아우르며 수차례의 독주회 및 협연, 실내악 연주를 통해 활동무대를 넓히고 있다.

토요 신진 아티스트 무대에서 윤병화는 즉흥성과 자유로움, 흥미로운 리듬이 가미된 재즈의 특색이 나타나는 공연을 꾸민다. 재즈와 클래식의 경계에 있는 곡들을 모아 시대순으로 풀어내 클래식 피아노 음악에 차용된 재즈의 계보를 한 자리에서 들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1부에서는 클로드 드뷔시가 1908년 발표한 ‘어린이의 세계’ 중 6번 ‘골리워그의 케이크 워크’와 1909년 작곡한 ‘작은 흑인’을 연주한다. 골리워그는 흑인의 모습을 묘사한 어릿광대 인형 이름이고, 케이크 워크는 미국 노예 시대에 흑인의 댄스 경연대회서 유래한 춤이다. 이 두 곡은 서정적인 곡으로 잘 알려진 드뷔시의 작품 중 초기 재즈의 큰 축을 담당할 만큼 과장되고 희화화된 리듬이 돋보이는 이색적인 곡들로, 클래식에 처음으로 드러난 재즈의 느낌을 보여주고자 첫곡으로 골랐다.

이어 러시아계 미국 작곡가인 조지 거슈윈의 작품 중 ‘더 맨 아이 러브’ ‘스와니’ ‘아이 갓 리듬’을 선보인다. 거슈윈은 흑인음악과 재즈, 그리고 유럽 클래식 음악의 형식과 기법을 접목시켜 가장 미국스러운 색깔을 창조했다. 재즈와 클래식의 경계에서 매혹적인 멜로디와 독창적인 스킬을 보여주는 작품을 많이 작곡했다.

2부에서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와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곡으로 더욱 대중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영화 및 광고 음악 등에 자주 삽입돼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2번 중 ‘왈츠2’와 뮤지컬 넘버 ‘Tea for two’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한 ‘타히티 트롯’은 재즈 레퍼토리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이어 최근 손열음의 음반 발매 등으로 더욱 알려지기 시작한 카푸스틴의 8개의 에튀드 중 1, 3, 8번을 들려준다. 카푸스틴은 러시아 작곡가로서 재즈의 기법을 적극 활용해 클래식 작품집 형식으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만들었다. 클래식과 재즈를 절묘하게 접목한 카푸스틴은 스스로 ‘즉흥연주에 관심이 없기에 재즈 뮤지션이 아니다’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한 바 있으나, 그의 작품을 보면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러시아에도 재즈의 기법이 확실하게 자리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주할 곡은 파질 세이의 ‘피아노를 위한 파가니니 변주곡’으로,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을 다양한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작품이다. 바이올린 선율로 익숙했던 이 작품이 피아노의 섬세한 리듬을 타고 어떻게 재즈로 변용되는지 윤병화의 감성 넘치는 연주로 들을 수 있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윤병화는 “클래식 음악이 정제된 언어로 쓰여진 문학이라면 재즈 음악은 구어체의 캐주얼하고 즉흥적인 대화 같은 느낌이 든다”며 “20세기 초반 클래식 작곡가의 음악 가운데 재즈의 어법을 차용한 작품을 중심으로 클래식 피아노 음악에 나타난 재즈의 변천사를 선보이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도 있다. 무대 위에서 ‘부창부수(夫唱婦隨)’가 펼쳐진다. 그의 아내이자 음악을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임하나가 페이지 터너로 참여해 더욱 긴밀한 호흡의 연주를 선보인다.

토요 신진 아티스트 시리즈 티켓가격은 전석 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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