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피해액 4351억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

한화생명 자사 앱 통해 보이스피싱 방지 시스템 도입

영화 '보이스' 포스터/제공=네이버 영화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국회 서영교 행안위원장은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만7814건으로 2020년 상반기 1만6050건 대비 1836건 증가했고, 같은 기간 피해 금액은 4351억원으로 3298억원 대비 1053억원, 31.9%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17년 2만4259건에서 2018년 3만4132건, 2019년 3만7667건으로 해마다 증가세였다. 이후 2020년 3만1681건으로 잠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나마 잠시 감소했던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달리 피해 금액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해 2017년 대비 2020년 피해 금액은 무려 183.4%나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금융당국은 물론 보험사들도 보이스피싱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등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 앱 보이스피싱 방지 시스템 구축/제공=한화생명
한화생명은 자사 앱에 보이스피싱 방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이 한화생명 앱을 실행하는 순간 고객의 휴대폰에 ‘악성앱(해킹, 가로채기 등)’ 또는 ‘원격제어 앱 구동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의심되는 앱이 발견될 경우 고객에게 팝업으로 안내하고 삭제할 수 있다.

이 방지 시스템은 고객 휴대폰에 적용되며, 원격제어 앱이 감지됐을 경우 한화생명 앱이 구동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신용대출, 보험계약대출, 보험금 신청 등의 업무를 진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또 한화생명 앱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에도 앱을 실행하는 것만으로 휴대폰의 악성앱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은 고객의 정보노출 위험 및 다른 금융기관의 금융거래 중 사고위험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보이스피싱 관련 상품들을 적극 판매하고 있다. 하나손보는 피싱, 스미싱, 메모리해킹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범죄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사이버금융범죄보험’을 판매하고 있고, 흥국화재도 보이스피싱을 포함한 폭행, 뺑소니 등 일상 속 범죄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페이코 생활안심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악사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장하는 ‘보이스피싱 특약’과 ‘부모님안심Gift보험’을 각각 판매하고 있다.

영화 '보이스' 스틸컷/제공=네이버 영화
지난해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돼 눈길을 끌었다. 9월 개봉한 김선, 김곡 감독의 영화 ‘보이스’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전직 형사가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보이스피싱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큰 재난인지 신랄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보이스피싱이 얼마나 악랄하고 조직적인지 그리고 있다.

영화 속 보이스피싱은 부산 건설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벌어진다. 건설현장 피해자들은 딸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 목숨 같은 돈 30억원을 보이스피싱으로 날리고, 이들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진다.

그리고 보이스피싱 조직은 가족의 사고부터 대학등록금, 취업까지 피해자의 가장 약한 점을 노려 돈을 뜯어낸다. 철저하게 조직화 되고, 대형화된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의 DB를 모으고, 사기 시나리오까지 만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영화 ‘보이스’를 통해 본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사기가 아닌 금융 재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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