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처럼 기축 화폐국 아냐…외환보유고 현재보다 2배 확보해야"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 =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2021년 12월 31일 만료되는 한미통화스와프 600억 달러 연장이 부결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은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외환위기를 방어할 두 개의 방어막이 사라졌다.

1997년에는 환율이 2000원까지 오르면서 한국은 처음으로 외환위기를 겪었다. 2008년에도 환율이 1600원까지 상승하면서 외환위기 재발 우려가 있었다. 환율이 오르는 것은 외환위기의 바로미터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환율이 1300원까지 상승하면서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터키는 현재 환율이 두배 오르고 기준금리는 15%이다. 아르헨티나는 6번째 외환위기를 겪고 있다. 한국의 국제금융의 문제점과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국제금융 현황이 심각한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올해 한국의 단기외채비율은 약 34%로, 2015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도 단기외채 비율이 올라가면서, 일본계 자금 유출을 시작으로 개시되었다. 이후 많은 외국인들이 일시에 자금을 회수하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코로나 사태로 이란은 2020년 3월 12일 IMF에 약 6조원 긴급자금 요청을 했다. 아르헨티나는 2019년 6번째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현재 외환부족 국가는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한국, 그리고 남아공이다.

둘째,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달러 부족, 한일과 한미 통화스와프 거부, 우리나라 단기외채비율 상승, 한국의 높은 무역의존도 65%, 그리고 신흥국 국가부도 등이다.

셋째,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부실 운용이다. 한국은행의 외화자산 구성을 보면 국채 36%, 정부기관채 21%, 회사채 14%, 자산유동화채권(MBS) 13%, 주식 7.7%이다. 현금비중은 6%이다. 회사채와 MBS는 부도 위험이 있는 위험자산이다. 한국은행은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채권은 매도하고,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하도록 현금과 국채중심으로 운용해야 한다. 투자 3대원리는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이다. 외환보유고는 너무나 소중하기에 모기지 채권은 매각하고, 국채와 달러 비중을 올려야 한다.

넷째, 한국은행에 대하여 국회, 기획재정부, 청와대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은행은 한·터키 통화스와프로 약 1조원 이상 손실을 봤다. 2021년 체결 당시 터키의 기준금리는 19%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 않고 터키와의 체결로 소중한 국고가 손실되었다. 0.2% 금리를 더 준다는 이유로 미국 국채 대신에 미국 모기지 채권에 투자하는 행위 등을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조속히 외환보유고를 두 배로 확대하는 것이다. 적정 외환보유고에 대한 이론은 네 개다.

자료: 월드뱅크, IMF 각국 중앙은행 홈페이지, 한국은행 (2021.11 기준)

첫째, IMF는 적정 외환보유액을 3개월 경상지급액으로 권한다. 우리나라의 1개월 경상지급액은 약 500억달러이므로, 3개월은 1500억달러이다. 아르헨티나는 IMF 권고대로 외환보유고 652억 달러를 비축했지만 국가부도를 맞았다. IMF 권고사항을 믿어서는 안 된다. 각 국가는 IMF 권고액 이상으로 충분히 외환보유고를 비축해야 한다.

둘째, IMF가 새로이 제안한 적정 외환보유고는 외국인 주식자금 15% 등을 포함하여 약 6810억달러이다. 한국은 IMF 권고액보다 3000억달러가 부족하다.

셋째, 1999년 그린스펀(Greenspan)과 기도티(Guidotti)는 3개월 경상지급액+유동외채(단기외채의 100%와 1년 앞에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채)를 외환보유고로 제시했다. 2020년 한국 단기외채는 약 1500억 달러이다. 장기채권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경우는 정확히 알 수 없기에 통상적으로 단기외채의 200%를 기준으로 한다. 유동외채는 약 3000억달러이다. 기도티 기준 적정외환보유고는 4500억 달러이다.

넷째, 2004년 국제결제은행(BIS)의 권고사항이다. BIS는 <3개월 경상지급액+유동외채+외국인 주식투자자금 1/3+거주자 외화예금 잔액(1000억달러)+현지 금융잔액>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주식 시가총액이 2021년 말 2500조원이다. BIS가 권고하는 한국 적정외환보유고는 9300억달러이다.

2021년 11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4600억달러는 BIS 권고액보다 4700억달러 부족하다. 한국GDP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은 28%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자본시장 개방성과 유동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쉽게 유출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2021년 12월 종료되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경제규모에 비하여 매우 부족하다. 현재 비축액은 한국 GDP 1.6조달러의 28%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대만은 외환위기를 전혀 겪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만은 GDP의 약 90%를 외환보유고로 비축했기 때문이다. 국가별 GDP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을 보면 스위스 145%, 홍콩 142%, 싱가포르 117%, 대만 90%, 사우디아라비아 65%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보다 GDP가 작지만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비축하여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 세계 9위라고 발표하면서 국민을 안심시키지만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 GDP의 절반도 안되는 스위스, 홍콩, 대만,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외환보유고가 한국보다 더 많다. 한국 외환보유고 4600억 달러는 IMF와 BIS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제조업 강국이면서, 무역의존도가 65%이다. 그러므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할 때 1조달러 이상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

자료: 한국은행 2017년 연차보고서

개인은 미국 달러를 사는 것보다 미국 시가총액 1등인 애플 등 미국 우량주식으로 위험을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15년 일본은 한국이 요청한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을 거부했다. 한일 갈등으로 자존심이 상하지만 미국에 이어 일본과도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한다. 또한 국방과 마찬가지로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우리가 자력으로 경제를 지킬 수 있도록, 제1 방어막인 외환보유고를 1조달러 이상 비축해야 한다.

중국 위안화와 일본의 엔화는 국제결제에서 인정되는 기축통화이기에 외환위기로부터 안전하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수출+수입)/GDP가 75%로 세계 최고 수준이기에, 외환보유고가 아주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극복해야 한다. 정부는 시급히 한미통화 스와프를 다시 체결하고, BIS 권고대로 외환보유고를 9300억달러로 증액해야 한다. 다시는 온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 IMF 외환위기를 겪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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