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이사회 내 ESG위원회 구성

계열사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 가동

[편집자주]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정부기관 및 공기업 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ESG경영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부각시킨지 1년을 맞이했다. 이제는 실제로 ESG와 관련해 기업이 환경 및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어떤 역할을 실행했는지 그 추진성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고,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수년안에 비재무적 사회활동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하게 되면서 ESG경영이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과 생존의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은 국가의 역할에서 기업의 역할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CEO들이 앞장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성장동력으로 ESG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알아봤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7월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된 ‘2021 하반기 롯데 VCM’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롯데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ESG경영은 재무적 건전성의 기초 위에 구축돼야 함에도 실적에 소홀하는 등, ESG경영의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오해를 하거나, 그 진정성에 대해 의심을 갖게 하는 식의 활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일 열린 ‘2021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한 발언이다. 보여주기식 ESG경영이 아닌, 진정성을 갖고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는 ESG경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하반기 VCM 이후 이례적으로 별도의 ‘ESG경영 선포식’을 열고, 전사적 ESG경영 강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최근 친환경 운동화를 착용한 신 회장의 사진이 SNS에 공개된 것도 이러한 롯데의 ESG경영 활동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 회장이 착용한 운동화는 롯데케미칼 주관으로 7개 업체가 참여한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통해 제작된 제품이다. 신 회장은 해당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해 직접 친환경 운동화를 즐겨 신고 주위에 추천하며 진정성 있는 ESG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왼쪽사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배상민 센터장. //신동빈 회장이 신어서 화제가 된 롯데케미칼 프로젝트 루프 친환경 운동화. 사진=배상민 센터장 인스타그램/롯데 제공
◇ESG 기반 마련 속도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포함한 상장사 10곳에 이사회 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했다. 동시에 ESG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모든 상장사에 의무화했다.

모든 상장사(롯데리츠 제외)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로 ESG 정보를 공시하는 그룹은 롯데가 처음이다.

롯데지주 ESG위원회는 ESG 중장기 전략 및 활동계획 수립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주요 추진 사항에 대한 모니터링, ESG 기반 비즈니스 기회 극대화 및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의사결정 역할도 담당한다.

롯데지주는 지난 8월 경영혁신실의 명칭을 ESG경영혁신실로 변경하며 ESG 경영 강화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ESG경영혁신실은 ESG팀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ESG 경영전략 수립, 성과관리 프로세스 수립 및 모니터링, ESG 정보 공시 및 외부 평가 대응 등 업무를 수행한다.

페트 회수 로봇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 제공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

롯데지주는 지난달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유통·화학 계열사 등과 함께 국산 폐페트병 재활용을 체계화한 플라스틱 선순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주요 계열사가 함께 참여해, 폐페트병의 분리배출, 수거부터 가공, 재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기여한다.

롯데지주는 페트(PET) 회수 및 재활용 인프라 도입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9억원을 소셜벤처 ‘수퍼빈’에 지원했다.

수퍼빈은 AI기반의 페트 회수 로봇 개발 및 보급을 비롯해, 수거된 페트를 원료화하는 작업을 담당한다. 페트 회수 로봇은 투명 페트병 선별, 페트병 라벨 제거, 이물질 유무를 확인해 양질의 페트병 수거를 돕는다.

페트 회수는 유통사가 담당한다. 롯데마트와 세븐일레븐은 개발된 페트 회수 로봇 50대를 9월 3일부터 순차적으로 점포에 배치해 페트 분리배출을 위한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회수된 페트는 롯데케미칼과 연계해 친환경 제품 생산에 재활용된다.

롯데케미칼은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진행하며,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친환경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참여 업체들은 작년 3월부터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에서 버려진 페트병 10t가량을 수거 후 분쇄해 원료를 만들었고, 이를 원사와 원단으로 제작해, 친환경 소재와 버려진 자투리 가죽으로 친환경 스타트업 ‘엘에이알(LAR)’에 제공해 이들 소재를 활용해 친환경 운동화를 상품화했다.

◇계열사 친환경 활동도 활발

계열사별로도 ESG경영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빈 생수 페트병을 직접 회수해 에코백, 유니폼 등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드는 ‘리그린(Re:Green) 자원순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해당 거래처에 무라벨 아이시스 페트병만 따로 모으는 수거함을 지원한다. 새 음료를 배송할 때 그동안 모인 빈 페트병을 직접 회수하고, 회수한 병은 협력업체를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 생산을 위한 재생원료로 만들어진다.

롯데칠성음료는 내달 아웃도어 브랜드 ‘K2′와 손잡고 업사이클링 유니폼을 제작해 영업사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2일 롯데알미늄, 플랜드비뉴와 함께 세븐일레븐 산천점에 자판기 형태의 친환경 리필 스테이션 ‘그린필박스’ 운영을 시작했다.

그린필박스는 개인 리필 용기에 세제 등을 충전해 구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세븐일레븐은 산천점에서 리필 스테이션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서비스 점포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스마트영수증 발행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영수증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종이 영수증 대신 모바일 등 스마트기기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전자영수증이다.

그동안 국내 면세업계에서는 스마트영수증을 구매 이력 확인 등 종이 영수증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일부분 활용했으나, 면세품 교환권까지 디지털화한 것은 롯데면세점이 처음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스마트영수증 시스템 구축으로 연간 약 100만 장의 종이 영수증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해외점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처음 명동 본점 스마트스토어에 도입한 전자가격표(ESL)를 최근 국내 6개 점으로 확대했다.

ESL은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상품 정보를 별도의 교체 작업 없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ESL을 활용해 상품 정보검색부터 셀프 결제까지 간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디지털 면세점 환경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세븐일레븐 친환경 리필 스테이션. 사진=롯데 제공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롯데

롯데GRS는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를 통해 경상북도 농특산물 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역 우수 농특산물을 활용한 샤인머스캣 생과일주스를 운영하고 이달 말까지 제휴 프로모션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경북 안동시로부터 월 18t가량의 과일을 공급받고 있으며, 향후 롯데리아에 경북 지역 생산자 단체를 통한 양파 50t을 추가 납품받을 예정이다.

앞서 롯데GRS는 지역 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경상북도와 ‘경북 우수 농·특산물 판로 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1일 코로나 19로 어려움 겪고 있는 농어촌 지역사회 위해 상생협력기금 5000만원을 출연했다. 올해 협력기금은 대기업·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협력을 통해 농어촌 소외계층을 위한 물품 지원 등 다양한 상생 활동에 활용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편의점 업계 최초로 협력재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수해특별재난지역 이재민들을 위해 과자 등 식료품 7000여 개를 현물로 출연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관광객 감소, 외식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을 위한 상생 소비 촉진 행사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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