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992. 사진=이랜드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MZ세대를 사로잡으며 고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뉴발란스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패션 소비가 줄었지만 5000억원이라는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60% 이상 성장하며, 연간 매출 7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뉴발란스 성장의 중심에는 이랜드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에 한국인의 발볼 사이즈를 적용하고 역사와 전통을 재해석한 디자인을 내놓는 등 스니커즈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115년 스니커즈 역사의 시작

뉴발란스는 1906년 미국에서 시작해 현재 115년이 된 스포츠 브랜드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서 영국인 발명가인 윌리엄 라일리(WILLIAM J.RILEY)가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치 서포트(지지대가 있는 신발 깔창)를 만드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자신의 뜰에서 노는 닭을 관찰해 닭의 세 개의 발톱을 본 따서 삼각형 모양으로 3개의 중요한 지점들을 지지해 편안함과 균형을 이룬 플렉서블 아치 서포트를 개발했다. 이러한 발명을 토대로 뉴발란스 아치라는 회사를 만들게 된다.

이후 1976년 우리에게 익숙한 최초의 N로고를 사용한 러닝화인 ‘320’ 출시를 시작으로, 99X시리즈, 530, 327 등의 스테디셀러 내놓으며 100년이 넘게 사랑받고 있다.

뉴발란스 990 광고 포스터. 사진=이랜드 제공
◇전설의 시작…99X 시리즈

뉴발란스 스니커즈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은 프리미엄 라인 ‘99X 시리즈’다.

뉴발란스 99X 시리즈의 역사는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발란스는 자주 교체해야하는 값싼 신발을 만들기보다 비용을 아끼지 않고 ‘최고 품질의 신발’을 만들기로 결정하며 99X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990모델의 출시 당시 가격은 신발 중 가장 비싼 100달러였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목표 판매량이었던 5000개를 단숨에 돌파하고, 6개월 만에 5만 켤레가 넘는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2006년에는 화제의 모델 뉴발란스 992가 출시된다. 992는 뉴발란스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모델로 메쉬, 스웨이드, 가죽, 에어까지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완벽한 디자인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뉴발란스 992는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가 신어 세계적으로 ‘스티브 잡스 운동화’라는 애칭을 받고 있는 스니커즈이기도 하다.

지난해 14년 만에 재출시한 992 시리즈는 MZ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국내 발매 5분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2008년에는 992의 버전업 모델인 993 모델이 출시돼 화제가 되기도 됐다. 992에서 디자인 디테일과 쉐입 변화를 주고, 더 개선된 ‘앱졸브 DTS(Abzorb DTS)’ 쿠션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인 라이프스타일 맞춰 제작

국내에서는 이랜드가 2008년부터 한국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현재까지 뉴발란스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는 한국인에 맞는 발볼 사이즈를 적용하고, 한국인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카테고리를 늘리면서도 뉴발란스의 핵심 기술과 헤리티지를 이어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뉴발란스 코리아는 국내 매출 성장률이 23배까지 성장했다.

이랜드는 글로벌사에서 만든 상품을 공급만 하지 않고 진출한 시장에 맞는 상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기획한다. 뉴발란스 글로벌 본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상품 기획 권한을 가져왔다. 국내 시장 리포트를 작성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해 CRT 300, 608, 530, 2002 같은 모델이 연이어 히트 쳤다.

특히 530 시리즈는 올해 말까지 누적 100만 족 판매가 전망된다. 530 시리즈는 2010년 처음 출시된 기능성 러닝화로, 2020년 뉴발란스가 패션러닝을 선도할 목적으로 재출시했다.

뉴발란스 화보. 사진=이랜드 제공

뉴발란스는 지난 5월 서울 북촌에 새로운 콘셉트 스토어 ‘그레이 하우스(GREY HOUSE)’를 오픈했다. 뉴발란스의 슈즈 히스토리와 다양한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으로 상업적 공간의 느낌은 지우고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가치를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

뉴발란스는 327과 992 시리즈를 온라인 ‘래플’로 판매해 MZ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래플은 한정 수량 상품을 출시할 때 응모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응모에 당첨된 사람만이 정해진 기간 내에 온라인몰 혹은 지정된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발을 구매할 수 있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좋은 상품만큼이나 브랜드의 철학과 스토리가 많은 고객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올 하반기에도 뉴발란스만의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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