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릴, 소비자 니즈 맞춰 잇달아 신제품 출시

PMI와 손잡고 1년 만에 전 세계 10개국 진출 성공

[편집자주] 국내 유통기업들이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온라인 쇼핑 수요 급증, 최저임금 상승,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시대에 맞는 변화와 함께 혁신적인 제품 개발, 디지털 전환 전략 등을 강화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데일리한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의 혁신적인 제품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릴 솔리드 2.0. 사진=KT&G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앞세워 담배기업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KT&G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구사해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현재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KT&G는 오는 2025년까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목표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 구사

KT&G가 릴을 선보인 것은 2017년 11월이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2014년에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첫 판매가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출발이다.

출발이 늦은 만큼 KT&G는 공격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사업 확장에 나섰다. 휴대성과 편의성, 연무량 등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빠르게 충족시켜준 것이다.

KT&G는 2017년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 ‘릴 솔리드’ 1세대 출시를 시작으로, 2018년 △듀얼코어 히터가 적용된 ‘릴 플러스’ △54g의 가벼운 무게인 ‘릴 미니’ △풍부한 연무량이 장점인 ‘릴 하이브리드’ 등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해에는 인기 모델인 릴 하이브리드와 릴 솔리드의 2세대 모델를 출시했다. 릴 하이브리드 2.0은 버튼없이 자동 예열되는 ‘스마트온’ 기능이 적용됐으며, 릴 솔리드 2.0은 배터리 효율을 높여 소비자 만족감을 높였다.

이같은 전략을 통해 릴은 올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을 2017년 2%에서 지난 6월 기준 약 40%까지 끌어올렸다.

KT&G가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한 제품 출시할 수 있었던 배경은 연구개발(R&D)에 있다.

KT&G는 전자담배 마케팅 개발조직을 2019년 NGP 사업단으로 격상시키고 R&D를 비롯한 각종 투자와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개발 인력만 지난해 기준 총 119명에 이른다.

KT&G는 연구개발을 강화하며 릴의 특허 등 지적재산권 출원을 계속해서 이어왔다. 실제로 KT&G는 릴 개발이 본격화된 2016년 이후 국내외 특허출원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지난해 기준 특허 출원 건수는 1106개로, 2019년(380개)보다 약 3배 늘었다. 현재까지 출원한 특허건수만 1789개에 이른다.

일본 현지 판매점에 부착된 ‘릴 하이브리드(lil HYBRID) 2.0’ 광고물. 사진=KT&G 제공
◇이젠 해외로…수출 10개국 돌파

릴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KT&G는 올해 릴을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8월 러시아에 처음 릴을 선보인 후 1년 만이다.

이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글로벌 협업에 나서면서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은 결과다.

KT&G는 지난해 1월 PM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릴의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바 있다.

KT&G는 올해 릴 솔리드 2.0을 주력으로 신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시장에는 릴 솔리드 2.0을 추가로 선보이고, 카자흐스탄, 세르비아, 키르키스스탄, 아르메니아, 우즈베키스탄, 북마케도니아 등 유럽 동남부와 중앙아시아로 해외 판로를 확대했다.

릴 솔리드 2.0은 업그레이드된 배터리 효율과 인덕션 히팅 기술 등의 장점으로 해외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KT&G 관계자는 “궐련현 전자담배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립모리스와 협업을 통해 유럽 등 더 많은 국가로 진출하는 한편, 독자 플랫폼 라인업을 확대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현지의 제품 요구사항 및 인증에 신속 대응하는 한편, 혁신 플랫폼 및 기초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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