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 400여대 운영 중

실내 배달 로봇도 내년부터 공항에서 서비스

[편집자주] 국내 유통기업들이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온라인 쇼핑 수요 급증, 최저임금 상승,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시대에 맞는 변화와 함께 혁신적인 제품 개발, 디지털 전환 전략 등을 강화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데일리한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의 혁신적인 제품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딜리 플레이트.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생활밀착형 서비스 로봇의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이다. 로봇의 도입은 예견된 수순으로 점쳐지긴 했으나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특히 ‘배달 로봇’의 상용화가 빨라졌다.

시장조사업체 럭스리서치는 오는 2030년 배달 로봇의 전체 배송물량 처리 비중이 20%를 차지하고 시장 규모는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배달 로봇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국내 음식 배달 시장 혁신을 이끈 우한형제들은 배달 로봇을 통해 다시 한 번 배달 인프라 혁신에 나서고 있다.

◇전국 300여개 매장을 누비다…‘딜리 플레이트’

우아한형제들이 배달 로봇 사업 중 가장 먼저 상용화에 나선 것은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다.

딜리 플레이트는 점원이 선반에 음식을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를 누르면, 알아서 주문자의 테이블까지 최적의 경로로 음식을 싣고 찾아가 서빙을 해주는 로봇이다. 레이저, 라이더, 카메라, 초음파 센서가 탑재돼 도중에 길을 막고 있는 장애물을 마주치면 스스로 피하고, 안전하게 서빙해준다.

우아한형제들은 딜리 플레이트를 2019년 11월 국내 최초로 민간 식당에 공급하기 시작해 현재 렌탈프로그램 형태로 상용화하고 있다.

딜리 플레이트는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적으로 약 300여곳의 매장에서 400여대가 운영 중이다. 서울 지역에서만 약 40여개 매장에서 57대 서빙로봇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제공되고 있는 모델은 △P02 △K01 △K06 △L01 △L02 등 총 5가지다. 이중 LG전자와 함께 공동개발한 딜리플레이트 L02 모델은 주행 안정성을 개선했으며, 트레이당 적재 하중도 최대 10kg으로 늘렸다.

이외에도 날렵하고 작은 사이즈, 적재량이 많은 모델, 자동 고속 충전이 가능해 쉴 새 없이 서빙할 수 있는 모델 등 매장 형태와 특성에 맞춰 배달 로봇을 제공하고 있다.

딜리 플레이트 도입은 식당 운영의 효율화를 이끌고 있다. 딜리 플레이트가 서빙에 도움을 주면서 직원들은 고객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식당업주가 직원들의 일정을 짜고 조율하기도 수월해진다.

음식을 로봇이 서빙하는 신기한 풍경에 SNS에 올라오는 홍보 효과도 톡톡하다.

강원도 속초 청초수물회 지상엽 지배인은 “서빙로봇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홀 직원이 고객과 대면하는 시간이 늘었다”며 “주문받는 단계에서도 여유가 생겨 메뉴에 대한 보다 자세히 설명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과의 소통이 한결 원활해졌다. 서빙 로봇 도입 후 1회 이상 방문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강광석 피자이탈리 대표는 “배달 주문이 워낙 많으니까 홀 방문 고객들을 세심하게 챙겨주지 못할 때도 많은데 이를 서빙로봇 도입으로 관심을 분산시켜 효율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딜리타워.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혁신은 계속…실내·외 누비는 로봇 상용화 도전

우아한형제들은 서빙 로봇 이외에도 △실내 자율주행 층간이동 배달로봇 ‘딜리타워’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등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딜리타워는 자율주행형 실내 배달 로봇이다. 사전에 입력된 이동경로에 따라 움직이며, 엘리베이터도 스스로 타고 내릴 수 있다.

딜리타워는 무선 통신으로 공동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층수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층간 이동이 가능하다.

지난 6월과 7월 국내 최초로 각각 아파트 단지와 대형 오피스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딜리타워는 아파트와 대형 업무시설에 이어 내년에는 공항에서도 배송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항 이용객이 QR코드를 통해 터미널 면세구역의 음식점이나 카페의 음식, 음료를 주문하면 딜리타워가 고객이 있는 위치까지 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로봇 배송 서비스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내년 하반기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딜리 타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다.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도 상용화 준비에 한창이다. 딜리드라이브는 가까운 거리의 매장 음식이나 물품을 고객이 있는 곳까지 안전하게 배달하는 로봇이다.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아 횡단보도도 건널 수 있다.

딜리드라이브는 2019년 11월 건국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 한 달여간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으며, 난해 8월부터 경기도 수원시 광교 앨리웨이에서 1년째 시범 운영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에만 안주한다면 급격하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과 생활 패턴에 대응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배민은 이러한 끊임없는 도전과 새로운 투자들을 계속 하고 있다”면서 “배달 로봇 또한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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