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중대재해법 시행앞두고 안전관리 강화 초점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는 개념’의 설계안전성 검토(DfS) 전담팀 꾸려

[편집자주] 내년부터 본격적인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가 대응준비에 분주하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사업주와 기업의 책임이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특히 건설업은 현장에서의 사고발생 확률이 높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월 국감에서도 건설현장 안전 경영과 사고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안전전담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현장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건설업계의 대응방안과 대형사고를 사전예방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알아봤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서 인명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인 건설사와 경영책임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삼성물산 직원과 근로자가 작업 안전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이에 삼성물산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한편, 예방 중심의 안전시스템 구축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삼성물산은 산업안전보건 기준 대비 1.5배의 안전관리비를 사용 중이다. 안전관리자 역시 기준과 비교해 1.3배 더 운영하고 있다. 또 현장과 별도로 본사 차원에서도 안전교육과 시스템 구축, 협력업체의 안전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을 시행중이다.

삼성물산은 안전 이슈가 가장 먼저 검토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CEO 등 경영진이 참여하는 안전경영회의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경영진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 관련 상황을 점검하는 것도 정례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또한 주요 현장에 현장 근로자가 직접 안전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안전체험장을 운영중이다. 실제 용인을 비롯해 평택과 화성에 별도의 통합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해외사업장인 방글라데시에도 상설 교육시설을 건립했다.

아울러 안전활동 우수 협력업체에 인센티브를 주고 무엇보다 인센티브 효과가 근로자에게까지 미칠 수 있도록 협력회사 관리자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우수 직원을 선발해 시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장에서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작업을 위한 로봇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섰다. 현재 대표적인 고위험작업으로 분류되는 내화제의 뿜칠작업을 위한 로봇을 비롯해 자동용접, 드릴링, 앵커 작업을 위한 로봇을 차례로 개발해 현장 적용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 6구역 재개발 사업장인 ‘래미안 엘리티니’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장비안전 가상훈련 프로그램인 ‘스마티’를 체험해 보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이에 더해 삼성물산은 장비안전 가상훈련 프로그램 ‘스마티’를 활용해 근로자의 장비안전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스마티’는 실제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장비사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스마티는 양중, 하역, 고소작업, 타설 등 공종과 장비의 종류에 따라 사고 시나리오를 구성해 실제 사고가 발생했던 작업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실제 작업 시 긴장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현장에서의 안전활동으로 사고를 막는 방식의 대응으로는 근본적으로 모든 사고를 막을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주요 단계별로 위험요소들을 검토하고 안전한 시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7월 '설계안전성 검토(DfS) 전담팀'을 출범시켰다.

DfS팀은 ‘위험에 대응하는’ 개념이 아닌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다. 설계사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 설계안전성 검토를 확장해 설계는 물론 시공, 운영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안전을 디자인하는 사전 예방형 안전관리 전담팀이다.

삼성물산은 시공 과정에서의 대응 중심으로 안전관리에 대한 초점을 맞추기보다 앞으로는 시공 전 설계 단계부터 어떻게 해야 안전한 현장, 안전한 프로젝트가 될 지를 고민하고, 기술적인 제어의 방법으로 위험요소를 없애는 예방형 안전 중심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설계안전성 검토(DfS) 전담팀이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실제 삼성물산이 시공한 서울의 한 오피스 빌딩 신축 현장에서는 당초 외부 커튼월과 창살이 분리되도록 설계돼 창설 설치를 위한 외부 장비를 이용 시 근로자 추락 등 위험이 있었지만, 커튼월과 창살을 일체화 해 창살 설치 공정을 아예 없애는 방식으로 대안설계를 진행했다.

DfS팀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7200여건의 현장 안전 사례를 수집 및 분석해 이중 400여건의 설계개선 항목을 발굴했다. 또 삼성물산 안전총괄 조직에서 운영하고 있는 안전정보제공시스템과 연계해 안전정보가 지속 업데이트 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안전을 경영의 제 1원칙으로 삼아 모든 경영활동에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상정하고 안전관리 시스템 개선과 교육, 문화 등 전방위에 걸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또 예방 활동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 운영을 통해 내년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사고에 대한 선제적 예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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