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또 하나의 한류라는 의미에서 ‘K-제약·바이오’로 불리며 빠른 성장세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K-제약·바이오가 ‘퀀텀점프(대도약)’하기 위해선 올해가 특히 중요하다. 미래 먹거리와 신약개발에 전사 역량과 R&D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현주소를 체크해봤다.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사진=유한양행 제공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창립 95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유한 100년사를 창조하기 위해 기업의 미래 성장 발판을 다지며, 도약을 준비 중이다.

유한양행은 미래성장동력 중 핵심 역량인 R&D 부문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최근 3년 동안 5건, 금액으로는 총 4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이뤘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6월 18일 열린 95주년 기념식에서 “현재 집중하고 있는 신약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글로벌 임상을 차질 없이 추진해 빠르게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혁신신약 개발, 사업영역 확장,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를 통해 유한 100년 시대에는 진정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의 선구자로

유한양행의 지난해 R&D 투자금액은 2227억워으로 2016년 864억원과 비교해 157% 증액됐다. 이는 매출액의 14.2%에 해당하며 제약사 중 최고수준이다.

또한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폐암치료제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 결실이다.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된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도입할 당시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이었다. 유한양행이 도입한 후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한 건으로 전형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라 할 수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사진=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은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현재 30개로 확대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연구과제로 이뤄져 있다.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은 도입된 기술이나 약물의 개발단계에 따라 유한의 강점인 효능·독성을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와 초기 임상연구 등 실질적인 개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가치를 높인 후 글로벌 기술 수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해외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2009년 국내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치료제 YH14618을 임상 2상 단계까지 개발한 뒤 2018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 했다.

또한, 제넥신의 약효지속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 YH25724를 2019년 7월 1일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 했다.

YH25724는 유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질이지만 제넥신의 지속형 단백질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의약품이다. 유한양행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역량과 더불어 외부기술에 대한 열린 자세가 성공을 이끌어 낸 것이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의 프로세사 파머슈티컬과 5000억원 규모 ‘위장관 치료제’ 기술을 수출했다. 올해 3월에는 이뮨온시아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IMC-002를 중국 3D 메디슨에 54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

렉라자정. 사진=유한양행 제공
◇미국, 호주 등에서 글로벌 무대 발판

유한양행은 전 세계로 플랫폼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미국의 두 곳에 법인(Yuhan USA 샌디에이고, 보스톤 법인)을 설립했다. 2019년에는 호주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 빠른 시일 내 유럽을 목표로 전세계적인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이를 통해 확대된 플랫폼을 전 세계 지역별 특성별로 맞춤 적용하고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약산업은 물론이고 대학 등 연구기관, 바이오벤처, 실제 치료가 이뤄지는 병원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산·학·연·병 R&D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신약 창출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9월 성균관대학교,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와 '산학융합 뇌질환 R&BD 생태계 구축 협력사업'을 체결했다.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내에 'CNS 연구센터(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뇌질환 신약개발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삼성서울병원, 미래의학연구원,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와 신개념 치료기술 및 혁신신약 개발 연구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을 체결했다. 이들은 희귀 난치 질환 분야 환자에 대한 맞춤형 정밀의학 실현을 목표로 신규 치료 타깃을 발굴하고 신개념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신약후보물질 발굴 및 공동연구 협력을 수행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최종 목표는 개방, 가치창출, 이익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라며 “향후에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더 확대해 신약 파이프라인 증대 및 기반기술의 확충을 통해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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