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3단지 출입구. 사진=임진영 기자
[편집자주] 대한민국 가구 중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과 대단지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축 아파트는 주차 편의성 등에서 단독주택이나 빌라, 오피스텔 및 구축 아파트보다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단지 규모까지 갖추면 커뮤니티 시설의 활성화로 단지 안에서 대부분의 일상생활 향유가 가능해진다. 이렇다 보니 대단지 신축 아파트는 집값 상승률도 더 높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부동산 시장을 리딩하는 주요 아파트 현장을 심층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대상 아파트는 국민은행이 매년 연말 선정하는 시가총액 상위 50위 단지인 ‘KB 선도 아파트 50’에 속하는 단지들이다(※시가총액=모든 세대의 집값 총합, 시가총액이 더 높은 곳의 개별 아파트가 고가 아파트라는 것은 아님, 대단지 아파트는 개별 아파트가격은 높지 않아도, 시가총액은 높을 수 있음).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3단지는 1987년 7월 완공됐다. 총 33개 동으로 이뤄졌으며,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이 단독 시공했다.

총 2만6629가구인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1~14단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목동 13단지는 2280가구로 14단지(3100가구)와 7단지(2550가구)에 이어 세번째로 규모가 크다.

목동 13단지는 구축의 한계로 지하주차장이 없어 모든 차량이 지상 주차를 해야 한다. 사진=임진영 기자
◇양천구청역 초역세권…입주민 전용 헬스장 갖춰

목동 13단지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양천구청역을 끼고 있는 초역세권 입지다. 다만 학교와 가까운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나 '중품아'(중학교를 품은 아파트)는 아니다.

목동 13단지 입주민 자녀들이 배정되는 갈산초등학교는 단지 남측의 목동로를 지나 단지 건너편의 14단지에 붙어 있으며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목동 13단지 배정 중학교인 목일중도 갈산초와 위치가 비슷하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1980년대에 준공된 구축 아파트다. 200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에 일반적으로 갖춰지기 시작한 지하주차장과 2010년대 이후 조성된 커뮤니티 시설이 없다.

목동 13단지도 지하주차장이 없어 모든 차량을 지상에 주차해야 한다. 세대당 주차 대수가 0.71대로 주차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다만, 건폐율(15%)이 낮아 동간거리가 멀다.

목동 13단지 G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3단지가 커뮤니티 시설은 없지만, 관리사무소 건물 내 입주민 전용 헬스장을 갖추고 있다”며 “신축의 커뮤니티에 대한 아쉬움은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동 13단지는 개별동 곳곳에 균열 현상이 발생해 보수 작업을 하는 등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 재건축 추진 위한 본격적 움직임은 없어

목동 13단지는 재건축 허가연한인 30년이 지나면서 입주민들이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2018년 재건축준비추진위원회(재준위)가 설립됐다.

2019년 7월 열린 재준위 총회에서 재건축 진행을 위한 안전 진단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 달 뒤 목표로 했던 정밀안전진단 기금 3억원을 모아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20년 7월 목동 13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 진행을 위한 첫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현장 취재결과 목동 13단지 개별동 곳곳엔 외벽 균열 현상이 발생했고, 이를 보수한 흔적이 다수 남아 있다.

다만 1차 안전진단 통과 후 통상 진행되는 재건축 절차인 정식 조합설립 총회 등 재건축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다.

단지 인근 H 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단지 내 입주민 대부분이 입주때부터 거주한 고령층이 많은 데다 자금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아 내부 리모델링을 많이 해서 실거주하기에 괜찮다”며 “젊은층에선 재건축 추진 의지가 강한데 나이 드신 분들이 현재 생활에도 만족하신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재건축 변수는 지난 4월21일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전체가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목동을 포함해 압구정과 여의도, 성수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제 구역으로 묶은 것이 사실상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지역은 재건축 시 가격이 크게 급등할 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오 시장이 거래 허가제를 통해 우선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한 후 신속하게 재건축을 진행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목동 13단지 내 종합 상가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이에 따라 현재 목동 13단지는 매물이 실종됐다. 목동 13단지 내에서 696가구로 가장 가구수가 많은 주력평형인 전용면적 98㎡(35평)은 매매 거래가 가능한 매물이 단 한 가구도 없는 상황이다.

단지 내 K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4월말 거래허가제 지정 후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싹 거둬들였다”며 “매수 희망자들은 허가제로 갭투자가 차단되니 가격이 떨어질것을 기대하며 문의가 늘어났는데 정작 현장엔 매물이 없어 매도·매수자간 눈높이 차가 크다”고 전했다.

단지 내 P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도 “거래허가제로 묶이면서 오히려 재건축 기대감이 더 커져 매수 대기 수요가 많다”며 “매물은 없고 가격은 오르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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