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탄소중립'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 화두다. 탄소중립은 기후변화뿐 아니라 기후위기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의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개념이다. 정부가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이달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도 출범했다.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데일리한국은 5월 본지 창간을 맞아 주요 에너지·조선업체들의 친환경 전략과 탄소저감 기술개발 현황을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롯데케미칼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녹색 기술 확보를 위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관련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와 탄소배출권 가격 증가 등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롯데그룹 화학BU가 발표한 친환경 목표와 ESG경영전략인 '그린 프로미스 2030'의 △친환경사업강화 △자원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생태계 조성 등 4대 핵심과제에 전략적 투자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왼쪽부터)CCUS 제어실(왼쪽)과 전처리, 분리실증설비.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 롯데케미칼, CCUS '기술 자립' 앞장서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탄소 포집·활용을 위한 실증 설비를 여수1공장에 설치했다. 국내 석유화학사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적용한 이산화탄소(CO₂) 포집·활용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현재 국내 화학사들은 원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기 위해 배출권을 구매하거나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일부 감면을 받고 있지만, 연간 구매하는 비용이 수십억~수백억원에 이른다.

지난 3월 중순 여수 1공장에 설치돼 실증에 들어간 기체분리막 활용 탄소 포집·활용(CCU)기술은 국내 타 업종에서 실증 작업을 진행했지만, 운송과 판매 등 사업성 부족으로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약 1년 간 여수 실증 설비 운영을 통해 데이터수집과 분석, 질소산화물(NOx) 영향 평가 등을 거쳐 2023년까지 상용화 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 6만톤 이상의이산화탄소를 추가 포집 후 순도를 높여 자체 생산중인 폴리카보네이트 제품의 생산 원료로 사용하고, 드라이아이스와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으로도 제조해 인근 중소 화학사에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국내 기술 강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 상용화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관련 기술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대기업과 중소 기술 기업의그린 생태계 조성의 협력 사례를 만들어 가기 위해 고분자 기체분리막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에어레인과 MOU를 지난해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 유망 중소기업에게는 기술 검증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확대 기회를, 롯데케미칼은 저탄소 시대를 대비한 이산화탄소 감축, 활용 방안으로서 기술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롯데케미칼의 실증 연구개발은 기존에 배가스 형태로 대기로 배출되던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순도를 높여 산업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변경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 ’3+1전략 중 하나인 '경제구조의 저탄소화'를 석유화학업계에서 실현하는 좋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 '그린 프로미스 2030' 선언…탄소저감·친환경 사업 확대

롯데그룹 화학BU 주요 회사인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알미늄, 롯데비피화학 등과 함께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 달성과 탄소중립성장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친환경 전략과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4개사는 △친환경사업강화 △자원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생태계 조성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 화학BU 친환경 목표 및 ESG 비즈니스 전략 '그린 포르미스 2030'. 사진=롯데케미칼 제고
올해 2월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화학부문 계열사들은 앞으로 10년간 총 5조2000억원을 투자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그린 프로미스 2030' 이니셔티브 도입을 선언했다. '지구를 지키는 진심 어린 발걸음'이라는 의미가 담긴 '에브리 스텝 포 그린(Every Step for Green)'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우선 화학BU 내 각 회사의 친환경사업 매출 규모를 지난해 대비 약 10배 성장시켜 2030년에는약 6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미래성장성, 사업연관성 등을 고려해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 부문을 확대하고, 자원선순환과 연계한 리사이클 소재 사업도 강화한다. 또한 화학BU 내 회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그린에너지 소재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재생소재 사용 증가 및 각종 환경규제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PCR 소재인 rPET, rPC, rPP, rABS 등의 사용도 확대한다. 더불어 폐플라스틱의 가스화를 통한 원료 재사용, 폐플라스틱의 물리적, 화학적 재활용 방안을 연구 개발해 리사이클 제품 판매를 100만톤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시작된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를 지속 전개해 지역 리사이클 클러스터 확장, 스타트업과 연계한 친환경 제품개발 등을 이어나기로 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배출량 절감을 위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증가 없는 탄소중립성장을 첫 번째로 추진한다.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2030년에도 2019년 수준의 배출량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글로벌 고객사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움직임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RE100에 준하는 자체 계획을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도 확대한다.

사회와 공감하고 자연과 공생하는 환경 구축에 집중하기 위해 제품 생산 중에 발생되는 폐기물, 대기오염물질, 폐수 등의 환경영향 물질 50% 저감 목표로 폐기물 발생량 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노후 방지시설 최적화와 공정개선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롯데케미칼은 ESG전략 발굴과 임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난해 12월 전사 경영지원본부를 ESG경영본부로 개편했다. 이번에 발표한 친환경 목표와 더불어 안전 투자 확대, 동반성장 강화, 의사 결정의 투명성 확보 등을 통해 주주와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ESG경영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교현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통합대표이사(왼쪽 세번째)와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경영본부장(왼쪽 두번째)이 롯데 화학BU의친환경 목표인 '그린 프로미스 2030' 이니셔티브를 선언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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