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탄소중립'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 화두다. 탄소중립은 기후변화뿐 아니라 기후위기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의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개념이다. 정부가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이달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도 출범했다.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데일리한국은 5월 본지 창간을 맞아 주요 에너지·조선업체들의 친환경 전략과 탄소저감 기술개발 현황을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SK종합화학이 ESG경영 강화 노력의 일환인 폐플라스틱 순환체계 구축에 나섰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을 의미하는 'Green for Better life' 전략으로 범국가적 사회문제인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폐플라스틱 순환체계 구축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 친환경 플라스틱 순환체계 구축

폐플라스틱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음식 포장·배달 증가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SK종합화학은 단순히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 △고기능성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확대 △기술 기반 폐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역량 확보 및 사업 강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기술로,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시켜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인 납사로 재탄생 시키는 기술인 '열분해유 제조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10월 SK종합화학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과 함께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열윤해유로 솔벤트, 윤활기유 등 열분해유 시제품을 만드는 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으며, 열분해유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열분해유 전문 생산업체인 브라이트마크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의 국내 첫 상용화 및 설비 투자를 검토하는 데 협력하며, 친환경 열분해유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종합화학이 대규모 열분해 기술을 도입하면, 다양한 소재가 혼합돼 재활용이 어려워 플라스틱 수거 대란의 주범으로 꼽히는 폐비닐의 재활용 비중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SK종합화학은 또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협력해 오는 3분기 내 잘 썩는 플라스틱인 PBAT를 출시한다. 기존 플라스틱 제품은 자연분해되는데 100년 가까이 걸리지만,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인 PBAT는 자연에서 산소, 열, 빚과 효소 반응에 의해 분해된다. 특히 땅에 매립 시 6개월 내 자연 분해된다는 점에서 폐플라스틱 환경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SK종합화학은 오는 2023년까지는 PBAT를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5만톤 이상 확보해 폐플라스틱 문제에 선제 대응할 뿐 아니라 앞으로 늘어날 생분해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은 플라스틱 소재 생산, 완성품 제조·유통, 사용 업체 등 산업 생태계 전 과정에 이르는 기업들과 협력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폐플라스틱 순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멸균팩 재활용 소재 샘플.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멸균팩 100% 재활용 나서…국내서 처음

SK종합화학은 매일유업과 테트라팩코리아, 주신통상과 함께 국내 최초로 멸균팩에서 플라스틱·알루미늄 복합소재(복합소재)를 뽑아내 재활용하며 폐플라스틱 순화체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복합소재는 산소와 자외선 차단 기능이 뛰어나, 우유와 주스 등 내용물의 장기 유통이 중요한 멸균팩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멸균팩은 종이와 복합소재로 구성돼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각각의 소재를 분리해 재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주로 폐 멸균팩의 종이 소재는 키친타월, 핸드타월 등으로 재활용됐지만, 복합소재는 전량 소각·매립돼 왔다. SK종합화학은 복합소재를 물류용 파렛트, 식음료 운반 상자 등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SK종합화학 등 4개사는 이번 협력으로 폐 멸균팩의 복합소재까지 재활용하는 길을 열어, 넓은 범위의 자원 순환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참여 기업들은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연간 3000톤 규모의 복합소재가 재활용되고, 연간 1만9000톤의 이산화탄소(CO₂)저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나무 25만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왼쪽부터)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UN 우수사례 국제환경인증 최우수등급 획득

SK종합화학은 최근 글로벌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유엔 우수사례 선정 국제환경 인증인 GRP(기후변화 대응 및 플라스틱 저감 국제기준)에서 폐플라스틱 저감 활동 등의 친환경 성과를 인정받아 최우수 등급(AAA)을 획득했다. GRP는 플라스틱 저감 및 지속 가능한 해양환경 조성을 위한 글로벌 기후 대응 가이드 라인으로, 유엔이 우수사례(Best Practices in Mainstreaming SDGs)로 선정한 국제 친환경 인증제도다.

올해 GRP인증에는 전 세계에서 총 570여개 기업이 참가, 이 중 21개 기업만이 AAA, AA+, AA, AA- 인증 등급을 획득했다. SK종합화학은 이중 석유·화학 분야에서 산업별로 친환경 실천이 가장 우수한 기업 한 곳에만 부여되는 최우수 등급 기업으로 선정됐다. SK종합화학은 "회사가 총력을 다해 추진하고 있는 기술 기반 그린(Green) 비즈니스 전환을 통한 친환경성이 높이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SK종합화학이 전 세계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GRP 최우수등급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석유·화학 업계에 그린 비즈니스 대전환이라는 큰 화두를 던지게 됐다"며 "앞으로 SK종합화학은 친환경 전략인 'Green for Better Life'의 강력한 실행을 통해 폐플라스틱 밸류체인 전반의 순환체계 구축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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