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탄소중립'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 화두다. 탄소중립은 기후변화뿐 아니라 기후위기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의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개념이다. 정부가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이달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도 출범했다.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데일리한국은 5월 본지 창간을 맞아 주요 에너지·조선업체들의 친환경 전략과 탄소저감 기술개발 현황을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HMM이 오는 2050년까지는 탄소배출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저탄소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우측부터) 배재훈 HMM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김부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사진=HMM 제공
◇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50% 감축 추진

HMM은 최근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등 구체적 실천계획안을 공개했다.

HMM에 따르면 배재훈 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1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해양특별세션 패널로 참석해 "2020년까지 2008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비 40%를 저감했다"며 "2030년에는 50%를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배출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HMM은 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시간 모니터링·분석하며, 선박종합상황실 등을 활용해 운항 경로, 선박 효율을 최적화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켜 불필요한 배출량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신조선 및 고효율 선박도 꾸준히 확보해 에너지효율을 지속 개선하고, 저효율 선박을 조기 퇴출함으로써 고효율 운항도 도모할 방침이다.

또한 암모니아연료 추진선박 공동연구에 착수하고 바이오 중유 실선 검증 프로젝트 진행 및 선박 에너지효율 개선 설비 개발을 위한 정부 R&D에 참여하는 등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관련 기술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배 사장은 "HMM은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저탄소 사회를 구현하는 데 적극 기여하고자 한다"며 "해운업계에서 탄소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항목"이라고 말했다.

암모니아 추진선박 사업 협력. 사진=HMM 제공
◇'그린 암모니아' 시장 공략…화학·철강·조선기업과 연합군 결성

HMM은 최근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은 '그린 암모니아'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주요 화학·철강·조선업체와 손잡았다. 지난 25일 HMM은 롯데정밀화학, 롯데글로벌로지스, 포스코, 한국선급, 한국조선해양 등과 함께 친환경 선박·해운시장 선도를 위한 '그린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벙커링 컨소시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 국가 내 글로벌 수준의 기업들이 그린 암모니아 생산·유통과 선박개발 및 운영 등 전 밸류체인을 포괄하는 컨소시엄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로 관심을 모았다.

암모니아는 글로벌 탄소 중립 정책에 있어 그린 수소 캐리어 및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사는 보유하고 있는 암모니아 생산, 유통 인프라와 조선·해운 산업에서의 전문 역량을 공유하고 향후 급격한 성장이 전망되는 그린 암모니아 시장에 대한 공동의 노력을 다짐했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으로는 한국조선해양에서 암모니아 추진선과 벙커링선을 개발, 이를 한국선급이 인증을 진행한다. HMM과 롯데글로벌로지스은 선박을 운영하며, 포스코가 해외에서 생산한 그린 암모니아를 롯데정밀화학이 운송·저장해 벙커링하는 계획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발표한 정책에 따르면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50%로 감축돼야 한다. 이에 따라 기존 화석 연료 기반의 선박 연료는 점차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선박연료로 대체 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8일 공개한 '2050 탄소제로 로드맵' 보고서를 통해 암모니아는 2050년 선박 연료 수요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선박연료 시장규모와 암모니아 가격으로 단순 환산 할 경우 약 100조원 규모에 이른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수입품에 탄소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유럽의회가 촉구한 탄소국경세 도입과 같은 맥락이다. 그린에너지로의 전환은 제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국내에서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를 대량으로 조달하기엔 한계가 있어 해외에서 그린 수소를 생산해 수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암모니아가 수소를 저장·운송하기 위한 '수소 캐리어'로서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암모니아 컨소시엄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HMM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 중 두 번째로 '2050년 탄소중립' 중장기 목표를 선언하는 등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 의지 및 계획을 표명해 왔다"며 "환경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 및 기관들과 친환경 연료 개발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사진=HMM 제공
◇ 기후변화 적극 대응…"친환경 경영 추구"

HMM은 IMO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보다 도전적인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 전략 추진과 기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도받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기존 선박보다 원단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52% 이상 감축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되고 있다.

또한 수소연료선박 플랫폼 구축사업, 친환경 스마트 선박 공동 연구 등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에 HMM은 작년 12월 '2020 지속가능경영유공 정부포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문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HMM은 2019년 말 컨테이너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1% 개선했으며, 그동안 친환경 선박을 위해 적극적으로 설비(스크러버) 투자를 진행했다. 이에 2019년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드 리스트에서 '친환경 최우수선사'로 선정되는 등 환경부문에서의 성과를 인정 받았다.

또한 HMM은 황산화물 배출 저감을 위한 IMO2020 환경규제에 대비해 선제적 탈황장치(스크러버, 황산화물 등 선박배기가스 정화장치) 설치를 컨테이너선대의 약 70%까지 완료했다. 또한 부산항과 미국 오클랜드항에서는 항만 정박 시 시동을 끄고 육상 전기를 사용해 선박 배기가스 배출 저감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최고경영자(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체계적인 환경경영제체를 운영하며, 환경경영(ISO14001), 에너지경영(ISO50001), 안전보건경영(ISO45001), 국제안전경영시스템(ISM Code), 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GEEMS)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선사 중 두 번째로 2050 탄소중립 중장기 목표를 선언하는 등 최고경영층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 의지 및 계획을 표명한 바 있다.

HMM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친환경 이슈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친환경 선박, 대체 연료 개발 등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 환경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