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의 사회적 요구와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과거 기업들이 재무적 성과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사회적 책임과 건강한 지배구조를 함께 지향해야 할 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 다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ESG 가치창출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기업들의 경영행보에 대해 살펴봤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ESG경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상생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친환경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음식점과 상생”…코로나 극복 도운 배민

배달앱은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주,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가 맞물려 돌아가는 플랫폼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음식점주, 즉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자 발 빠르게 지원에 나섰다.

대표적인 활동이 ‘배민아카데미’다. 배민아카데미는 2014년부터 우아한형제들이 외식업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교육 지원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자 배민아카데미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지난해 7월 27일 배민아카데미의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데 이어, 같은 해 10월 현지를 직접 찾아가서 노하우를 전수하는 ‘찾아가는 배민아카데미’를 출범했다.

오프라인교육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맞춰 셰프에게 1대1로 배우는 레시피 교육, 소그룹 실습형 교육 등에 집중했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배민아카데미 온라인 교육 참여자수는 5개월여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오프라인 참석자 수도 1만5000명에 육박했다.

음식점주들이 배민아카데미를 듣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사례도 많았다.

실제 대구에서 한식 밥집 3곳 운영하는 한 음식점주는 지난해 코로나19가 대구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됐을 당시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배민아카데미 교육을 바탕으로 철저한 손익분석, 비용절감, 배달비중 확대 등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배민라이더스 및 B마트 서비스의 배달을 수행하는 지입 계약 라이더들이 발열조끼를 착용하고 함께 지급된 조끼 온도 조절용 보조배터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우아한형제들은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월부터 배민 입점 점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정책자금 대출이자를 50% 지원해왔다. 지난 2월부터는 배민에 입점하지 않은 외식업 소상공인들에게까지 이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또,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입점 업소 중 연간 매출 규모가 3억원 이하인 입점 점주들을 대상으로 광고비를 50% 환급해주기도 했다.

라이더들을 위한 다양한 상생활동도 펼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교육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시 생활비 및 보험료 지원, 사고 시 치료비와 생계비 보전 등을 위한 20억원 규모의 ‘우아한 라이더 살핌 기금’을 조성해 체계적으로 라이더들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지입 계약 라이더를 대상으로 건강검진 비용도 일부 지원하고 검진비 할인이 가능한 배민라이더 전용 건강검진 플랫폼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플랫폼 업계 최초로 민주노총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라이더 처우 개선을 위한 협의와 대화를 진행했다. 지난 1월에는 라이더 등 근무자를 대상으로 발열조끼 5000장을 무상 배포하는 등 2억여원 상당의 방한용품을 지급했다.

◇일회용품 줄이는 배민

배민은 일회용 수저, 포크 등 수령 여부를 고객이 직접 선택해 일회용품을 덜 쓰도록 안내하는 ‘일회용 수저, 포크 안주셔도 돼요’ 옵션을 2019년 4월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 캠페인에는 지난 3월말 기준 누적 인원 1160만명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음식점 점주는 일회용품 구입비용 242억 원을 아꼈고, 폐기물 수거 비용 69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냈다.

배민은 이 같은 성과를 앱 내 별도의 친환경 페이지에 공유해 이용자들도 알 수 있도록 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이 기능을 별도로 선택하지 않아도 적용되도록 바꿀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또 자체 운영 중인 배달식자재쇼핑몰 ‘배민상회’를 통해 자체 제작한 친환경 용기라인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3월부터 친환경 포장용기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 죽용기· 탕용기·면용기·비닐봉투·도시락용기·아이스컵·소스컵·빨대·종이 아이스팩 등 곳곳에 친환경용기를 적용했다.

배민상회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용기는 제조시 옥수수 가루와 같은 친환경 원료와 플라스틱 수지를 배합해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감축시켰다. 제조 과정에서도 탄소가스 배출이 저감되고, 재활용도 가능해 친환경적인 효과가 크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우아한형제들의 장보기서비스 ‘B마트’에서는 포장재나 보냉재로 재활용이 가능한 PE필름과 100% 물 아이스팩 등을 사용해 친환경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보냉백은 기존 은박 대신 LDPE 소재를 넣어 분리 배출되도록 했으며,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완충재 대신 종이 완충재 등도 사용 중이다.

이러한 친환경 활동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우아한형제들은 UN특별협의지위기구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협회로부터 국제 친환경 인증 우수사례(GRP)’로 선정됐다.

이는 배달앱 업계로는 최초 사례다. 특히 배민은 우수사례 중에서도 최우수등급(AAA)을 획득했다.

GRP는 플라스틱 저감 및 지속가능한 해양환경 조성을 위한 글로벌 기후대응 가이드라인으로, UN SDGs가 우수사례를 선정하는 국제 친환경 인증제도다.

지난해에는 배달 플랫폼 업체로는 세계 처음으로 ‘2020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 (SDGBI)’ 상위그룹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친환경 가치 소비에 발맞춰서 캠페인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배달용기의 플라스틱 함량을 낮춘 친환경 용기의 공급, 판매는 물론 배달 중개 앱으로서 친환경 용기의 재활용율 높이기, 다회용기 이용 확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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