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비보·샤오미 등에 업고 지난해 AP 시장 1위

올해 연구개발 투자, 지난해보다 약 30% 늘려

사진=미디어텍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지난해 모바일 칩셋 부문에서 퀄컴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미디어텍이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퀄컴 중심의 시장 판도가 드디어 바뀐 것일까요.

미디어텍은 공장 없이 설계와 판매만 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입니다. 1997년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UMC에서 분사돼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미디어텍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080억3300만대만달러(약 4조36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5% 성장했는데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억9800만대만달러(약 8200억원)로 전년보다 무려 248.1% 올랐습니다.

이 회사의 사업 영역은 모바일 칩 뿐 아니라 TV용 시스템온칩(SoC), 오토모티브 솔루션,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에서 큰 성과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자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부상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들 기업이 미디어텍 칩 채택을 늘린 것이 이 회사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겁니다.

최근 미디어텍은 올해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전년보다 40% 높은 수준으로 제시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는데요.

올해 이 회사는 기세를 몰아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는 계획입니다. 올해 약 1000억대만달러(약 4조원)를 투입하기로 한 것인데요.

사진=미디어텍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투자 규모인 770억대만달러에서 무려 30%를 늘리는 겁니다. 올해 연구개발에서만 2000여명을 새로 채용할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 설립 이래 가장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올해 이뤄질 전망입니다.

미디어텍은 가성비 전략을 통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삼성전자도 중저가 모델 여러 종에 이 회사 칩을 넣고 있습니다. 다음달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A22'에도 미디어텍의 AP '디멘시티700'가 들어갈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입장에선 고민이 많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엑시노스'를 팔아야하는데 미디어텍이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제조사는 중저가폰 비중을 더욱 높이는 추세입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도 가성비가 좋은 칩을 쓸 수밖에 없겠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디어텍은 모바일 칩셋 부문에서 퀄컴을 제치고 1위에 올랐는데요. 올해는 퀄컴이 1위를 탈환할지, 미디어텍이 2년 연속 1위 자리에 오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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