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생산·품질 등 모든 업무에 ESG 요소 반영

기후변화 노력에 동참…친환경 경영 성과 인정받아

[편집자주] 전세계 기업들이 ESG에 주목하고 있다. 연초부터 ESG는 재계 총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과거 기업들이 재무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사회적 책임과 건강한 지배구조를 함께 지향해야 할 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ESG 가치창출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전자업계의 경영행보에 대해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이노텍이 올해를 ESG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전사적으로 ESG 경영강화에 나서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올들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들의 필수 경영활동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LG이노텍의 최고경영자(CEO)인 정철동 사장은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질(質)적 성장에 집중해줄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재무적 성과는 물론 ESG와 같은 비재무성과도 함께 높여 나가자는 의미다.

정 사장은 “회사규모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위한 친환경 경영, 사회공헌활동, 동반성장 및 경영투명성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은 올해 초 전사 ‘ESG Committee’를 신설하고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을 전략적, 체계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ESG Committee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의장으로 안전환경, 사회공헌 등 영역별 전문부서가 참여한다. ESG 추진전략 수립, 중점 추진 과제 점검, 글로벌 ESG 이슈 및 트렌드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한다.

최근에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ESG위원회는 ESG 경영 관련 최고 심의기구다. 지속가능한 성장 실현을 위한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 ESG 분야 정책, 중장기 전략, 목표 등을 심의한다.

◇ 모든 업무에 ESG 요소 반영

LG이노텍은 ESG 경영의 목표를 지속가능경영 비전인 ‘Right Promise, Better Tomorrow(옳은 약속, 더 나은 미래)’의 달성으로 삼았다. 전사 차원의 ESG 내재화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ESG를 특정 조직의 업무가 아닌 전 임직원들이 스스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상 업무를 ESG 관점에서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구매, 생산, 품질, 마케팅 등 전사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ESG 요소를 반영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의사결정 절차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재무적 관점 위주로 투자를 결정해왔다면, 이제는 고객, 주주, 임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등 주요 이해관계자 관점에서의 파급력과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리스크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전사 조직이 참여하는 위기관리체계 운영을 통해 잠재 리스크의 예방과 관리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LG이노텍 측은 ESG 경영 강화 흐름에 발맞춰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글로벌 기후변화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12년 에너지 경영시스템(ISO 50001)을 도입했다. 태양광 설비, 태양열 난방 시스템 등 신재생 에너지 활용, 고효율 설비 적용 등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활발히 실천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총 52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 매출액 대비 에너지 비용도 전년과 비교해 약 17% 줄이는 성과가 있었다. 매출액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나타내는 온실가스 배출 원단위도 지난해 3.1tCO2eq/억원(3.1톤CO2로 읽음)으로 2018년 이후 2년 연속 20% 가량 감소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친환경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이노텍은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기후변화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2019년에는 ‘한·EU 탄소배출권 거래제 협력사업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사회분야에서는 임직원 관점에서 ‘글로벌 No.1 소재·부품 기업’이라는 비전 실현의 출발점을 구성원 자부심에 두고, 이를 위한 조직문화 활동인 PRIDE(프라이드) 활동을 적극 추진 중이다. 또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무사고·무재해 안전 사업장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 협력사와 상생협력, 청소년 위한 사회공헌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도 힘을 쏟는다. LG이노텍은 103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 생산성 및 품질 컨설팅, 협력사 스마트 공장 구축 비용 지원, 온·오프라인 교육 지원 등 금융, 기술, 경영, 교육 분야에서 다각적인 상생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2월부터 약 8개월간 평택, 구미, 광주 지역 협력사를 위해 품질·생산성 컨설팅, 현장 위험요인 제거, 작업 환경 개선 등을 지원했다. LG이노텍 구미사업장에서 LG이노텍 임직원과 협력사직원들이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검사 장비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이노텍 제공
특히 LG이노텍은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협력사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특허청·협력사와 영업비밀 보호 협약을 체결했다. 선도적인 동반성장 활동을 통해 LG이노텍은 2017~2020년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사회공헌활동도 적극 추진한다. 전국 125개 봉사처를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교육과 복지를 지원하는 ‘주니어 소나무(소재부품 꿈나무)교실(Junior Pine Tree Class)’,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이웃사촌 플러스(Good Neighbor Plus)’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 중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 해외법인에서도 가전제품, 학교 시설, 장학금 지원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LG이노텍 측 설명이다. 또 임직원의 90%가 사회공헌기금인 ‘희망나눔기금(Hope-Sharing Fund)’에 참여하고 있다. 연간 임직원 모금액의 200%를 회사가 함께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제도도 운영 중이다.

LG이노텍이 지난 3월26일 서울시 중구 어린이재단 빌딩에서 대표사회공헌활동인 '주니어 소나무 교실' 활동 지원을 위한 후원식을 가졌다. (오른쪽 두번째)조백수 LG이노텍 경영지원담당, (왼측에서 두번째)홍창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회장. 사진=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은 지난해 5월 소외계층 청소년의 교육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 대통령 표창과 보건복지부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 선정 및 ‘지역사회공헌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 이사회 독립성 강화해 경영 투명성 확보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주주친화 정책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주력한다. 올해 LG이노텍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전년 대비 배당금을 2배 이상 늘렸다.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투표제도 도입했다.

특히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사업보고서 공시 시점을 지난해보다 한달 이상 앞당겼다. 사업보고서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 1주 전까지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앞당겨 약 20여일 전에 공시한 것이다.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때 사내이사를 포함하지 않았다. 아울러 내년에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닌 여성 전문가들이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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