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전세계 기업들이 ESG에 주목하고 있다. 연초부터 ESG는 재계 총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과거 기업들이 재무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사회적 책임과 건강한 지배구조를 함께 지향해야 할 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ESG 가치창출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전자업계의 경영행보에 대해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에 기반해 친환경 전략인 '그린밸런스 2030'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을 향한 ESG경영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Green)을 중심으로 회사의 아이덴티디(Identity)와 포트폴리오, 자산구조를 전면적이고 근본적으로 혁신해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중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2019년 초부터 그린밸런스 2030 전략을 세웠다. 오는 2030년까지 환경분야 마이너스 가치를 '0(제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는 정유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캐치프레이즈로 꼽힌다.

(왼쪽부터)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그린밸런스 2030' 실행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그린밸런스 2030 실천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과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과 같은 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서 서산 배터리공장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서 19.7GWh의 배터리 생산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를 가속화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외 배터리 생산능력을 125GWh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오는 2023년까지 증평, 폴란드, 중국 창저우 등 국내외 LiBS 생산공장에서 총 18억7000만㎡ 분리막 생산 능력을 갖춰 글로벌 생산능력 3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LiBS는 친환경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사업이나 윤활유 사업과 같은 기존 사업 분야에서도 친환경을 추구해 경제적 가치에 더한 환경 사회적 가치를 창출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인천석유화학 엔지니어들이 사내 폐수처리장 내 실험실에서 미생물 영상 이미지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ESG관점에서 친환경 전략인 '그린 중심 딥체인지 전략'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종합화학은 현재의 20% 수준인 친환경 제품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SK종합화학은 지난 1972년 국내 최초로 상업가동한 납사분해시설(NCC)을 48년 만에 가동 중단했다. 기존 화학사업 체질을 친환경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최근 SK종합화학은 친환경 패키징 생태계 구축을 앞당기기 위해 SK이노베이션 계열 자회사들과 협업해 폐플라스틱에서 석유화학 원료를 뽑아 화학, 윤활기유 등으로 만드는 열분해유 기술 개발했다.

SK종합화학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공동 협력해 올 하반기까지 PBAT소재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사와 협력해 패키징 필름 두께와 무게를 줄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다운게이징 소재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패키징 소재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이 재활용 원료가 되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열분해유로 만든 솔벤트 시제품(왼쪽부터)을 들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최근 친환경 윤활유인 'SK지크제로'의 용기조차 친환경으로 바꿨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 화학연구소, SK종합화학 등과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친환경 재생용기를 개발하고, 이를 지난해 9월 출시한 '지크제로', '지크 월드 시리즈' 전 제품에 적용했다.

SK루브리컨츠는 현재 20% 수준인 재생 플라스틱 배합 비중을 계속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는 국내에서 윤활유를 판매하는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에 친환경 용기 제작 기술을 공유해 업계 내 ESG경영을 확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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