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상품 공급순서 계산해 신속 배송 구현

작업자 불필요한 노동 줄여 프로세스 최적화

[편집자주] IT업계가 유연한 기업문화와 기술을 발판삼아 언택트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초래된 비대면 업무방식은 기업이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내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업무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높여주는 IT서비스 기업의 플랫폼·솔루션도 각광받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차세대 IT기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속에서 디지털전환을 이끌고 있는 주요 IT기업들에 대해 알아봤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 CNS가 물류 자동화 영역에서 기업의 디지털전환을 이끌고 있다. 물류 산업은 과거 설비 중심에서 최근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추세다. LG CNS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IT 기술로 물류센터에 두뇌를 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600억원 규모의 국내 물류 자동화 시장에서 LG CNS는 3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에서 LG CNS가 부상하게 된 것은 물류센터의 역할 변화와 관련이 있다. 과거 물류센터는 소품종 상품을 대량 보관하고, 이 상품을 다른 판매처로 운반하는 역할에 국한됐다. 하지만 최근 물류센터는 온도별로 수만가지 상품을 대량 보관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 배송까지 관여하는 이른바 풀필먼트 센터를 지향하는 추세다.

LG CNS 최적화 알고리즘이 '오토스토어' 설비에 적용된 모습. 사진=LG CNS 제공
결국 포장한 상품을 배송 지역별로 배치하는 분류기(Sorter)와 같은 설비를 최신식으로 도입해도 소프트웨어 지능에서 효율성이 판가름나게 된다.

LG CNS는 물류 자동화 영역에서 자사의 강점이 물류센터 통합제어 시스템(WES, Warehouse Execution System)에 있다고 설명했다. WES는 고객 주문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주문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전체 설비를 통합 제어 및 운영하는 역할을 한다.

LG CNS WES를 구성하는 여러 IT 신기술 중 대표적인 것은 ‘최적화 알고리즘’이다. 이를 통해 물류센터에서 시간당 고객 주문을 최대로 처리할 수 있다. 이 알고리즘은 수 만개 상품의 공급순서를 계산한다. 빠르게 상품이 분류되도록 물류 센터 내부 프로세스를 디자인한다.

신속한 배송이 가능해진다. 작업자가 상품을 이동시키는 횟수를 줄이고, 작업자의 업무량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등 근로환경도 개선한다. LG CNS 최적화 알고리즘은 대량 주문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이커머스 대형 물류센터에 적용된다.

LG CNS는 자사의 최적화 알고리즘이 고객의 누적된 주문 데이터를 분석, 최적의 상품 공급순서를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1시간 동안 50명의 고객이 양파 1개씩 주문했다고 가정했을 때 최적화 알고리즘이 없는 환경에서는 고객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최악의 경우 양파를 1개씩 최대 50번 이동시켜야 한다.

사진=LG CNS 제공
하지만 최적화 알고리즘은 양파 50개를 한번에 옮길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최적화한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작업자가 물품을 이동시키는 횟수가 줄어든다.

물류센터에는 냉동, 냉장, 상온 등 세 가지 온도대별로 수 만개 상품이 존재한다. 고객별 주문 상품과 수량도 상이하다. 최적화 알고리즘은 이러한 모든 변수를 고려, 동일한 시간내에서 고객 주문처리를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상품 공급 순서를 찾아낼 수 있다.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분류하는 근로자들의 작업시간을 균등하게 맞추는 역할도 한다. 몇몇 작업자에게 복잡한 상품 분류가 집중되지 않도록 업무를 배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 A는 양파 1개, 고객 B는 양파 2개, 우유 2개, 고객 C는 양파 3개, 우유 2개, 감자 1개를 주문했을 때, 작업자 입장에서는 단일 품목이며 수량도 1개인 고객 A 주문을 처리하는 게 가장 쉽고 빠르다.

최적화 알고리즘은 시간 단위로 고객의 누적된 주문 데이터를 분석한다. C와 같은 복잡한 주문이 몇몇 작업자에게만 몰리지 않게 업무를 배분한다. 작업자 개개인별로 편차없이 균등한 업무시간이 주어진다.

지난해 물류 IT 전문조직 ‘로지스틱스 DX 랩’을 출범한 LG CNS는 앞으로도 물류 자동화 영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로지스틱스 DX 랩은 최적화 알고리즘을 포함해 AI, 디지털트윈, 물류로봇, 물류IoT 등 물류에 특화된 IT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LG CNS 측은 “물류센터의 지능화를 앞당기기 위해 AI 화물 분류, AI 피킹 로봇, AI 물품 검수 등 AI 솔루션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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