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EV100 가입…탄소배출 절감과 전기차 확산 선도

폐배터리 재사용…'생산~재활용' 선순환 구조 구축

[편집자주] 전세계 기업들이 ESG에 주목하고 있다. 연초부터 ESG는 재계 총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과거 기업들이 재무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사회적 책임과 건강한 지배구조를 함께 지향해야 할 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ESG 가치창출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전자업계의 경영행보에 대해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친환경 에너지,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경영활동 전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고려한 것으로, 고객에게 지속가능한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오창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배터리 업계 최초, RE100·EV100 동시 가입…탄소 절감·전기차 확산

LG에너지솔루션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배터리 생산 공정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RE100과 EV100 업계 최초 동시 가입을 통해 친환경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폴란드 공장은 2019년부터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해 운영 중이며 미국 공장은 2020년 7월부터 재생에너지 100% 사용해 운영 중이다. 한국과 중국 공장은 오는 2030년까지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한국 오창공장은 올해 정부 주도 하에서 국내에서 처음 시행된 녹색 프리미엄제에 참여해 연간 61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낙찰받았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까지 기업 소유 및 임대 차량 중 3.5톤 이하 100%, 3.5~7.5톤 50%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EV100에도 가입했다. 이에 단순 배터리 제조 기업을 넘어 후대에게 아름다운 환경을 물려주는 기업으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지 생산뿐 아니라 원재료 생산 및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도 감축하기 위해 협력사의 탄소 배출량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운송 수단 및 루트를 발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잔존 수명 예측 기술로 전기차 폐배터리 ESS로 재사용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폐배터리 활용이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의 경우 5~10년간 15만~20만km 주행후에는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이때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는 처분해야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리치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세계적으로는 약 90GWh가량의 폐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하루 평균 50km를 주행하는 순수 전기차 1000만대를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즉 폐배터리를 잘만 활용하면 순수 전기차 1000만대를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폐배터리를 그대로 폐기할 경우, 환경오염 우려가 크기 때문에 버려진 배터리를 재사용하고, 관련 친환경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원재료, 생산, 소비, 폐기에 이르는 사회적 가치 체계 전반을 포괄하는 재공정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성능이 저하되더라도 다른 분야에 재사용이 가능하다. 국내외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가 초기 용량의 70~80% 수준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사용후에는 폐배터리를 분해해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한다.

이에 기업들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폐배터리를 재정비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reuse)'과 배터리를 분해해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recycling)'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폐배터리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에 사용된 후 배출된 폐배터리는 잔존 수명과 배터리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이차사용도 가능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확보 및 적합한 용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990년대 초반부터 30여년간 배터리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혁신기술을 개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 및 기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오랜 기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온 만큼 여러 자동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배터리 리유즈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성능이 70~80%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폐배터리로 분류하는데, ESS 등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오창공장에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년여의 개발 기간을 걸쳐 만들어진 ESS는 10만km 이상을 달린 전기 택시에서 뗀 배터리로 만든 충전기로 전기차 충전을 할 때 사용된다.

100kw충전기로 순수 전기차 GM의 볼트를 약1시간 충전하면 300km를 달릴 수 있도록 완충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시스템을 충분히 테스트한 후 폐배터리 재사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활용한 사업 모델 발굴 및 적용 기술을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사용 후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배터리 수명 예측 기법을 개발 중이며, 여러 유관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모델을 발굴 중이다. 또한 장차 안정적인 폐배터리 확보 및 재활용을 위해 주요 OEM들과 협력관계를 진행 중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재사용에만 머무르지 않고 폐배터리를 리유즈한 후 더 이상 배터리로 사용할 수 없을 때에는 배터리 분해, 정련, 제련을 통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메탈을 뽑아내 다시 사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울러 글로벌 배터리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일괄 순환 체계를 구축해 폐배터리가 다시 배터리 원재료가 돼 공급되는 구조를 연구 중이다. 중국은 올해 내 구축 완료, 한국 및 폴란드는 내년까지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 구축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를 만들 때 사용하는 원재료에 대해서도 환경, 인권, 반부패 등을 고려한 깨끗하고 투명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책임 있는 원재료 공급망 관리의 철학을 담은 정책을 제정하고 선포했다.

2019년 10월엔 국내 배터리 업체들 중 최초로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 연합(RMI)'에 가입했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RMI는 4대 분쟁광물(주석·탄탈륨·텅스텐·금)과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의 원산지 추적 조사 및 생산업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인증 등을 실시하는 글로벌 협의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협의체를 통해 공급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공급망 관리의 투명성과 추적성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추적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자사 코발트 공급망에 대해 제3자 기관을 통한 실사를 진행, 개선점 도출 및 실행을 해오고 있다. 코발트 외의 니켈, 리튬, 천연흑연과 같은 원재료에 대해서도 검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오창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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