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2030’ 로드맵 발표…RE100 실행 위한 인프라 구축 나서

협력사와 동반성장 모색, 반도체 생태계 선순환구조 확립 목표

[편집자주] 전세계 기업들이 ESG에 주목하고 있다. 연초부터 ESG는 재계 총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과거 기업들이 재무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사회적 책임과 건강한 지배구조를 함께 지향해야 할 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ESG 가치창출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전자업계의 경영행보에 대해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심으로 한 ESG 경영을 추구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사회적가치(SV)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인 ‘SV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환경', '동반성장', '사회 안전망', '기업문화' 등 4대 SV 창출분야를 정하고, 각각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우선 SK하이닉스는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최근 가입한 RE100을 실행할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SK하이닉스 에코얼라이언스 출범식에 참석한 30개 협력사 대표와 환경분야 담당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저전력 소모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반도체 제조 과정 전반에서 친환경 기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탄소 중립(Carbon Neutral), 대기오염물질 추가 배출 제로, 폐기물 매립 제로(ZWTL) 골드(Gold) 등급 달성, 수자원 절감량 300% 확대 등 친환경 반도체 제조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최근 SK하이닉스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 목적 채권인 그린본드도 발행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성이 큰 물 관리를 위해 신규 최첨단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재활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기술 기반 신제품 개발도 ESG 활동과 연결한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완전하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대체하는 미래상을 그리고 있다.

HDD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커서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SSD가 HDD를 모두 대체하면 HDD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이상 저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 협력사·취약계층 지원 등 다양한 기여활동 실행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SV 활동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현재 우리나라 소재, 부품, 장비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이 미흡하다. 협력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구축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1월 발표한 'SV 2030'을 통해 세부 계획들을 구체화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우선 SK하이닉스는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부장 회사들의 측정, 분석 기술력 배양을 돕고, 반도체 아카데미와 같은 교육 과정을 통해 협력사 구성원들의 실력 향상을 지원한다.

또한 SK하이닉스는 협력사들과 기술과 인프라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 장학금 지원사업 등 다채로운 아이템들을 실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회사 대상 기술협력 누적투자 3조원 달성, ‘위두테크(We Do Tech) 센터’ 참여 협력사 전체의 매출 증대 등을 추진한다.

협력사들의 기술 기반이 탄탄해지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의 국산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국산화가 되면 외산 제품에 의존해야 하는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또한 국산화 영역이 넓어지면 외국 소재 기업과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는 국민의 안전과 생계 위협에 대비하는 한편, 취약계층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사회 안전망은 팬데믹(Pandemic), 자연재해 등 위기 상황 발생에 대비해 기업의 역할을 정립하고, 사회문제 해결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한 인프라다.

비상 상황에서 기업이 수행해야 할 역할 체계를 만들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별도의 기금(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행복모아 확장을 통한 장애인 일자리 창출, 행복GPS를 활용한 치매노인, 발달장애인 실종 문제 해결 등 생산기지가 위치한 지역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기여 활동도 실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폐수 재활용 시스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보일 때마다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 관계사들은 지난해 12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SK하이닉스는 2050년까지 소비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

특히 중국의 생산시설은 2022년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또 탄소 중립(Carbon Neutral) 달성을 위해 이산화탄소(CO2) 흡수 및 감축 활동으로 총 1300만톤(t)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추진한다.

향후 SK하이닉스는 투자확대 과정에서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포집(De NOx6) 설비를 생산공정에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내 기업 최초로 국내외 모든 생산 거점에서 인증을 완료한 폐기물 매립 제로(ZWTL)는 모든 사업장에서 99% 골드 등급 인증을 받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현재 수준 대비 수자원 절감량 300% 확대를 위해 용수 재활용 규모를 2019년 기준 일 평균 4만t에서 2030년까지 5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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