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2030' 선언 등 지속가능발전 목표 수립

시각장애인 위한 음성매뉴얼 도입 등 사회적가치 추구

[편집자주] 전세계 기업들이 ESG에 주목하고 있다. 연초부터 ESG는 재계 총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과거 기업들이 재무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사회적 책임과 건강한 지배구조를 함께 지향해야 할 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ESG 가치창출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전자업계의 경영행보에 대해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선제적으로 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상생을 고려하면서 지배구조에 투명성을 반영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9년 LG전자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의 '탄소중립 2030'을 선언했다. 탄소 중립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탄소의 배출량만큼 외부에서 탄소를 감축하는 활동을 해 배출량을 상쇄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과 비교해 50%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2017년 국내외 생산사업장 및 사무실에서 193만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2030년까지 이의 50% 수준인 96만톤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이를 위해 생산공정에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고효율 설비와 온실가스 감축 장치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체제)사업을 확대해 유엔(UNFCCC, 유엔 기후변화협약 청정개발체제 집행위원회)으로부터 탄소 배출권을 지속 확보하기로 했다.

CDM사업이란 기업이 개발도상국에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이를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탄소 배출권은 유엔에서 심사·평가해 발급한다.

LG전자는 2015년 가전업계 최초로 고효율 가전제품을 활용한 CDM사업을 통해 탄소 배출권을 확보하며 친환경 선도기업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9년까지 총 34만톤의 탄소 배출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아울러 지난 3월 한국수자원공사, 포스코와 손잡고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여러 기술력을 확보하는 한편, 탄소중립 실현 등 에너지 전환정책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수자원공사, 포스코와 함께 서해안 해양환경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해수열냉난방시스템,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위한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가 지속가능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30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시화호조력발전소에서 한국수자원공사, 포스코와 함께 기술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 이재성 부사장(왼쪽부터), 한국수자원공사 박평록 시화사업본부장, 포스코 김상균 강건재마케팅실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LG전자 제공
◇ 가전제품 고객 접근성 높여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노력 뿐 아니라 사회적인 가치도 추구한다. LG전자는 최근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를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특화된 음성 매뉴얼을 도입했다.

이 매뉴얼은 시각장애인을 배려해 사용자가 직접 제품을 만지면서 도어를 여는 방향, 조작부나 버튼 위치 등을 쉽게 연상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또 전원 버튼이나 세탁·건조 선택 버튼을 누르는 경우 등 제품의 작동 상황별 소리도 함께 안내한다.

음성 매뉴얼은 서울특별시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에서 공동 운영하는 시각장애인 음성서비스에 적용됐다. 서울시 소비재 정보마당 스마트폰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과 LG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매뉴얼 제작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과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것은 국내 가전업체 가운데 LG전자가 처음이다.

사진=LG전자 제공
트롬 워시타워의 조작부 전면 패널에 점자 스티커를 붙이면 전원, 세탁·건조 코스, 옵션 등 버튼 위치를 사용자가 점자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은 신청하는 고객들에게 이 스티커를 무료로 준다.

LG전자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은 트롬 워시타워를 시작으로 물걸레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M9 씽큐' 등 가전제품 전반으로 음성 매뉴얼과 점자 스티커 등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 DJSI서 7년 연속 '최우수'

LG전자는 지난해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 관련 세계적 권위의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7년 연속 '가전 및 여가용품' 분야 글로벌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정도경영, 위기관리, 친환경 제품, 인재육성 등의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는 9년 연속 'DJSI World'에도 이름을 올렸다. DJSI는 매년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2500여 기업을 대상으로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나오는 지수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고효율 제품 개발, 폐자원 활용 등을 통해 탄소 중립 및 순환경제 실현에 앞장서며 글로벌 ESG 평가에서 우수한 등급을 획득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가전업계 중 ESG 분야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 LG전자는 영국 'FTSE(Financial Times Security Exchange)'가 발표한 'FTSE4Good 지수'에 6년 연속 포함됐다고 밝혔다. FTSE4Good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공동으로 소유한 FTSE인터내셔널이 만든 사회책임투자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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