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 단위에 지속가능경영사무국 설립…ESG 경영 강화

제품 포장재에 친환경소재 쓰고 재생에너지 사용 늘려

[편집자주] 전세계 기업들이 ESG에 주목하고 있다. 연초부터 ESG는 재계 총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과거 기업들이 재무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사회적 책임과 건강한 지배구조를 함께 지향해야 할 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ESG 가치창출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전자업계의 경영행보에 대해 살펴봤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기업 활동에 지속 가능한 발전과 상생을 고려하면서 지배구조에 투명성을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들에 대한 ESG 의무 공시를 예고했다. 앞으로 ESG 경영성과는 기업에 대한 가치 산정 뿐 아니라 생존 문제와도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ESG 경영에 더 힘을 싣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회사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 유해물질 저감 등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에코 패키지 포장 박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경영지원실 산하에 운영해 온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올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로 격상했다. 또 사업부 단위에도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설립했다. ESG 경영강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쏟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폐자원을 재사용 및 재활용하는 한편 포장재 크기를 줄여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 '갤럭시S10'에서 케이블, 이어폰 등을 감싸는 포장재를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바꿨다. 또 USB 커넥터 등에 사용하던 보호 비닐을 제거하는 등 환경 영향 최소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갤럭시S10 포장 중량은 이전 모델보다 16% 줄어들었다. 제품 생산,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약 1181t 줄이는 성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로 인해 지난 3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주관하는 SMM 어워드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삼성전자 글로벌 CS센터장 김형남 전무는 "친환경 기술 적용, 자원 사용 최소화 등 순환경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MM 어워드를 수상한 갤럭시S10 포장재.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제품 포장재에 플라스틱과 비닐 대신 종이와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라이프스타일 TV인 '더 프레임', '더 세리프' 등의 포장재에 업사이클링 개념을 도입한 에코 패키지를 선보였다. 골판지로 구성된 포장 박스의 각 면에 도트 디자인을 적용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내 조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포장재 디자인을 변경했다.

올해는 이를 2021년형 전 제품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스 1개당 1개의 소품만 제작해 업사이클링한다고 해도 약 1만톤이 넘는 온실가스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활동도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2018년 6월 전세계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 2020년까지 미국·중국·유럽의 모든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9년 해당 지역 사업장의 전력 92%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것에서 나아가 2020년100% 전환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도 수원, 기흥, 평택 사업장 내 주차장, 건물, 옥상, 신축 부지 등에 설치된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있다. 태양광·지열 발전시설 등을 통해서다. 앞으로 추가로 발전 시설을 설치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수자원 관리를 통해서도 자원 순환에 앞장선다. 삼성전자는 수자원 관리를 환경보호의 시작점으로 인식하고, 반도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아껴쓰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3R(Reduce, Reuse, Recycle)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21일 블로그에 평택캠퍼스의 첨단 폐수 처리 시설인 '그린동'의 모습을 최초 공개했다. 그린동의 지하 수처리 시설의 단면적은 약 3만4000㎡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구장 면적의 약 3.7배다.

하루에 반도체 생산으로 발생한 약 7만t의 폐수를 정화한다. 이는 캐리비안베이 하루 담수량(1만5000t)의 약 4.7배 규모다.

그린동 중앙통제실(CCR)에서는 폐수 정화부터 방류까지 모든 처리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그린동의 자동화율은 97%에 달한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첨단 폐수처리시설인 '그린동' 시설. 사진=삼성전자 제공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외부 인사인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맡겼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주주 권리 및 가치 강화를 위해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으며, 올해는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아울러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50% 범위 내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 조기 환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통해선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을 독립적으로 감시·통제하고 있다. 매달 1회 이상 위원회를 열고 삼성 계열사의 준법감시제도에 대해 주기적으로 보고받는다. 또 감시제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한편 개선사항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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