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어 휴대폰·가전 등에도 반도체 부족 현상
치솟는 반도체 가격에 완성품업체 원가 부담 커져
반도체 쇼티지 현상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듯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자동차업계를 강타한 반도체 품귀 현상이 휴대폰, 가전 등 전자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LG전자는 당초 계획보다 전자제품을 적게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글로벌 가전 1위 기업인 미국의 월풀 또한 생산에 지장이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월풀은 주문량보다 10% 적게 반도체를 공급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중소·중견 가전기업은 상대적으로 반도체 주문량이 대기업보다 많지 않아 협상력에서 더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요.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가 걱정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반도체 수급 대란이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은 현상이 해소되는 데 2년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웨이저자 TSMC CEO 또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스기야마 가즈히로 이사는 "적어도 2022년까지 반도체 쇼티지가 지속될 것"이라고 최근 밝혔습니다.
반도체가 모자라 여러 산업에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일부 반도체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완성품 업체 입장에서도 원가부담을 온전히 떠안기 쉽지 않아보입니다.
최근 샤오미가 일부 TV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전자기기 생산업체들이 잇따라 출고가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 중견 가전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출고가를 인상할 경우 우리도 이에 맞춰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는 반도체 기업들이 공장 증설에 얼마나 돈을 쓸지가 큰 관심사입니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300억달러(약 33조5000억원)로 최근 상향했습니다.
지난 1월 이 회사는 올해 투자 규모를 250억~280억달러로 제시했었는데요. 300억달러는 280억 달러와 비교해 7% 이상 높아진 것입니다.
최근에는 인텔마저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2016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가 2년만에 철수한 인텔이 재진출을 선언한 것이어서 의미가 큽니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놓고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께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시장에선 미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와 경기도 평택에 있는 'P3' 라인 투자가 합해서 50조~7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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