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며 해외에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기업을 많이 가진 나라는 대체로 잘 사는 편이다. 선진국은 오랜 전통의 기업들과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낸 기업들이 명맥을 이어가며 경제성장과 풍요를 누리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세계시장에서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내 대표기업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비전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매출액이 많은 기업들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테크노돔.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1941년 국내 최초의 타이어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현재 4개의 글로벌 지역본부와 30여개 해외지사를 통해 전세계 180여개국에 타이어를 판매중이다. 지난 2019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전 한국타이어에서 현재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로 변경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80년간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양적·질적 성장 노력으로 매출액 기준 글로벌 7위의 명실상부한 타이어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총 매출의 85%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달성하며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를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모빌리티 업계에서 전략적 인수합병(M&A)과 사업 확장을 통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한국타이어는 급성장중인 전기차 타이어 시장의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전부터 이미 전기차 세그먼트별 맞춤형 기술 개발 전략을 세웠고, 전용 상품개발과 신차용 전기차 타이어 공급 확대 등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 한국 산업사 첫 페이지 열며 탄생...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

한국타이어는 1941년 타이어 회사로 시작해 1960~70년대 한국 경제의 비약적 발전과 함께 급격히 성장했다.

한국타이어는 1980년대 대규모 타이어 생산공장인 대전공장 준공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체제를 갖추게 된다. 또한 이 시기 본격적인 미국, 유럽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대전공장을 통해 래디얼 타이어 보급 확대에 나섰으며, 기술력 확보 및 글로벌 공급망 확대 전략으로 시장입지를 강화했다.

아울러 지역별 특성에 맞는 상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해외 전략 지역에 기술센터를 설립했다. 1992년 미국, 1997년 독일, 1998년 중국에 설립된 기술 거점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았다.

한국타이어는 이후 2000년대에도 유럽 물류센터, 헝가리 첨단 공장 등으로 글로벌 생산 및 유통망을 확장했으며,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와 해외 모터쇼 참가, 스포츠 스폰서십 등 마케팅을 강화해 브랜드 위상을 높였다.

생산시설 확충을 통한 양적 성장과 첨단 인프라를 통한 질적 성장을 병행하는 한국타이어의 이같은 노력은 2016년 하이테크 연구시설 ‘한국테크노돔(HANKOOK TECHNODOME)’, 2017년 초고성능 타이어 중점 생산시설 '미 테네시공장' 등으로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기준 한국타이어는 최첨단 설비와 시스템을 갖춘 5개의 연구개발(R&D) 센터(한국, 미국, 독일, 중국, 일본)와 8개 생산시설(한국 2개, 중국 3개, 헝가리 1개, 인도네시아 1개, 미국 1개)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타이어, 포르쉐 최초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 세계적인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으로 OE타이어시장 선도

한국타이어는 혁신적인 연구개발 시스템을 기반으로 타이어 원천기술 개발 및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글로벌 산업 구조속에서 R&D 역량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테크노돔’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타이어는 포르쉐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 전세계 46개 완성차 브랜드, 약 320여개 차종에 신차용 프리미엄 OE(Original Equipment, 순정)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포르쉐 모델에 초고성능 타이어를 공급했고, 아우디 초고성능 쿠페형 세단 'RS7 스포트백'과 슈퍼 왜건 'RS6 아반트', 플래그십 SUV 'Q8', 고성능 'SQ8 TDI' 등 다양한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또한 벤츠 프리미엄 SUV ‘GLC’와 ‘GLC 쿠페’, BMW 플래그십 세단 ‘뉴 7시리즈’와 신형 레이스카 ‘M4 GT4’, 전세계 3000대 한정의 고성능 모델 ´미니 JCW GP3’ 등 독일 3대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의 대표 고성능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높였다.

이외에도 피아트의 대표 컴팩트 모델 ‘500’ 및 ‘판다’에 친환경 타이어를, 제너럴 모터스(GM)의 픽업트럭 2021년형 ‘쉐보레 실버라도 헤비듀티’와 ‘GMC 시에라 헤비듀티’ 모델에 최상의 구동력을 갖춘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한국타이어는 2023년 하반기 또는 2024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 2단계 증설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장 증설에 올해 약 1000억원을 투입한 이후 내년부터 나머지 투자금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타이어 생산 규모를 기존 550만개에서 1100만개로 2배 가량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앞으로도 업계를 선도하는 최상위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 경쟁력,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프리미엄 신차용 타이어 비즈니스 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뉴 아우디 SQ8 TDI 신차용 타이어 공급.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 전기차에 최적화된 전용 타이어로 오토모티브 패러다임 변화 대응

한국타이어는 최고의 완성도를 지향하며 부품 선정에 있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포르쉐 최초 순수전기차 ‘타이칸’과 테슬라 ‘모델3’ 등 시장에서 주목받는 전기차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전기차 모델Y에도 19인치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최근 세계 최초의 순수전기차 국제모터스포츠 대회(ABB FIA 포뮬러E 월드챔피언십)에 3세대 경주차가 도입되는 2022/23 시즌부터 전기차 타이어를 독점 공급할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르쉐, 아우디, BMW, 벤츠 등 유수의 브랜드들이 참가해 전기차 기술력을 뽐내는 이 대회에서 모든 차량이 한국타이어를 장착하게 된다는 것은 최상위 수준의 EV타이어 기술력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한국타이어가 축적한 전기차 타이어 기술력은 2세대 전기차 타이어인 '키너지 AS EV'에서 확인할 수 있다. 키너지 AS EV 타이어에는 최적의 피치(동일한 타이어 패턴의 간격) 배열을 통해 주행 시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억제시키는 등 다양한 소음 저감 기술이 적용됐다.

또한 고분자 재료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소재인 ‘아라미드’로 하중지지 능력을 끌어올렸고, 전기모터의 고출력과 강력한 초기 가속력을 손실없이 노면에 전달할 수 있도록 타이어 슬립 현상을 억제시켰다. 아울러 지면과 직접 접촉하는 트레드(타이어와 노면의 접촉면) 마모정도를 최소화했고, 빠르고 민첩한 핸들링 및 제동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R&D투자와 ‘포뮬러E’를 통해 확보하게 될 모터스포츠 기술 데이터를 활용, 전기차 타이어시장의 미래를 이끌어 갈 원천 기술과 첨단 테크놀로지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