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타필라에 설치한 대한풍력 최초 호기 모습. 사진=한국남부발전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새로운 에너지원이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풍력발전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풍력발전은 향후 5년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가 발표한 최신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풍력발전 설비 신규 설치용량은 71.3GW(육상 64.8GW, 해상 6.5GW)로 추정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예측 설치량(76.1GW)과 비슷한 수준으로, 당초 올해 코로나19로 신규 풍력발전 설비 설치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은 것이다.

전 세계 풍력발전 증가세는 2024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GWEC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348GW 규모의 신규 풍력 설비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24년 전 세계 풍력발전 설비용량이 1천GW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풍력발전 설비용량 650GW와 비교해서 불과 5년 만에 50% 이상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일 정부도 지역 균형 뉴딜투어 1호로 전남형 상생일자리 협약식을 개최하고, 2030년까지 8.2GW 규모의 신안해상풍력 발전단지 투자를 발표했다.

신안해상풍력 발전단지는 1단계 4.1GW 규모로 시작되고, 오는 2030년까지 총 3단계로 사업을 통해 발전 용량 8.2GW 규모로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민간 투자 47조6000억원, 정부 투자 9000억원 등 총 48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목포 신항 및 배후단지를 해상풍력 물류 중심지로 개발한다.

이처럼 정부가 풍력발전 사업을 새로운 국가기간 에너지 발전 사업으로 독려하는 가운데 공기업들이 풍력발전사업에 뛰어들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공기업들은 해외의 선진 발전사들과 협력하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한편, 풍력발전 기술 국산화에도 힘쓰고 있다.

◇ 한수원, 세계 최대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추진

13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 말 스페인 해상풍력 전문회사인 ‘OW 오프쇼어(Offshore)’와 울산 부유식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OW Offshore가 울산 앞바다 약 72km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500MW 3개 단지, 총 1.5GW의 부유식해상풍력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부유식해상풍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수원과 OW Offshore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은 해상에 풍향 계측기를 검토하고 최소 1년 이상 풍향을 계측해 데이터 수집을 통해 사업 타당성 검토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스페인 OW Offshore사가 지난해 말 울산 앞바다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데이터 수집을 올해 내내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페인 측의 데이터 수집이 완료되고, 사업 타당성 판단이 마무리 된 후 내년 경에 한수원이 본격적으로 사업 방안들을 검토해 구체적인 사업안이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오는 2026년부터 동남권 부유식해상풍력 4.6GW 개발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한수원은 현재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수원은 앞으로 국내 풍력산업이 부유식 해상풍력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주 라한호텔에서 열린 ‘울산 부유식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식.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 남부발전, 요르단 풍력시장 개척

한국남부발전은 지난 1월 요르단 타필라 지역에 추진 중인 대한풍력발전사업의 최초 호기(2기)를 설치했다.

남부발전의 해외풍력 1호 사업인 대한풍력발전사업은 남부발전과 대림에너지가 각각 지분 50%를 투자해 요르단 타필라 지역에 3.45MW 규모 풍력발전기 15기(설비용량 51.75MW)를 개발·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로, 총 12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요르단 정부의 국경폐쇄와 공사 중단 조치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남부발전은 기자재 우회 운송로 확보와 화상점검을 통한 비대면 품질검사 등의 노력 끝에 대한풍력발전사업의 최초 호기 설치를 이뤄냈다.

남부발전은 이를 계기로 상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설계·조달·시공(EPC)사인 베스타스와 함께 건설공사에 힘쓰고 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대한풍력발전사업은 준공 후 약 20년간 연 180억원의 매출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동서발전, 대형 풍력발전기 핵심부품 국산화

한국동서발전은 지난달 ‘4㎿급 이상 대형 풍력발전기 방향 및 날개 조절용 기어시스템 국산화 개발 성과 발표회’를 비대면으로 열었다.

동서발전은 이번 발표회에서 국내 특허 및 노르웨이-독일 인증기관(DNV-GL)의 국제설계인증을 획득한 성과를 공유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제작 완료한 유니슨의 4.3㎿ 풍력발전기 시제품의 실증테스트 현장(전남 영광 소재)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동서발전은 앞으로 약 1년간의 실증테스트를 거쳐 성능 검증을 완료하고, 일본 등 해외 수출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에 참여한 국내 중소기업은 약 36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이번 국산화 개발로 기존 외산 기어박스를 대체하게 되면 풍력발전기 부품 교체 및 정비비용을 절감하고, 고장 발생시 즉각 조치가 가능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서발전은 이번 과제를 통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데 이어 올해에도 전문 인력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다.

동서발전 직원들이 '대형 풍력발전기 핵심부품 국산화 성과 발표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동서발전 제공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