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폐배터리 시장 규모도 급격히 확대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환경뿐 아니라 경제적 편익 등 강점을 바탕으로 새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진=유토이미지
13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폐배터리는 전기차에서 한 차례 사용한 후 분리 또는 배출된 이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의 '폐기된 배터리'를 말합니다.

폐배터리 처리 방식은 배터리를 셀 단위에서 분해해 코발트와 리튬 등 고가 소재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재활용(Recycling) 방식과 폐배터리를 모듈 및 팩 단위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무정전 전원장치(UPS) 용으로 활용하는 재사용(Reuse) 방식으로 구분합니다.

재활용 산업은 배터리를 녹이거나 분쇄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고가 희귀 금속을 추출해 향후 신규 배터리 제조에 활용하거나 기타 산업용으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원재료를 수입해야 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원재료 수입 대체 효과뿐 아니라 실질적인 원재료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4kWh급 NCM 배터리 팩 재활용 시 금속 재판매를 통해 배터리 팩 1개당 약 600~900달러 매출 발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재사용 사업은 배터리 팩을 일부 개조하거나 기존 팩 형태 그대로 ESS에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배터리 팩을 수거해 해체와 안전 테스트를 진행한 후 다시 ESS 상품화해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모듈과 셀 단위 해체가 필요하지 않아 안전하고 추가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자동차 OEM과 배터리 업체들의 향후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OCI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를 재사용한 ESS와 태양광 발전소를 연계한 실증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재사용 사업 영역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인허가 규정이 정립되지 않아 추진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그룹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승인을 받으며 본격적인 실증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의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엔바이로스트림과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폐배터리 양극에서 고농도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삼성SDI도 폐배터리 활용 방안을 위해 해외 업체와 협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폐배터리에 대한 각국 정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코발트와 림튬, 니켈 등이 폐기 또는 매립할 경우 환경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말 한국 정부는 전기차 소유자의 폐배터리 반납 의무를 폐지했습니다. 이에 민간 차원에서의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관련 산업이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 충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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