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매운 라면'으로 인기몰이

한국뿐 아니라 K-푸드로 글로벌 강타

코로나19 이후 핵심 HMR로 자리매김

[데일리한국 이하린 기자] 한국인의 소울푸드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라면'이다. 라면은 1963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반 세기 넘는 세월 동안 우리 삶 속에서 가장 친숙한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손꼽히는 라면은 단연 농심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국내 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은 물론, 한국의 매운맛을 세계에 알리며 K-푸드의 대명사로도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급증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엔 신라면의 프리미엄제품인 신라면블랙이 미국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에 이름을 올렸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농심을 세계 라면기업 TOP5로 발표하기도 했다.

1986년 출시 초기의 신라면. 사진=농심 제공
◇ 칼칼한 국물이 일품인 국내 최초의 '매운 라면'

1986년 탄생한 농심 신라면은 국내 최초로 '매운 라면 시대'를 열었다. 이전까지는 순하고 구수한 맛의 라면이 주를 이뤘다. 농심은 맵고 칼칼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얼큰한 소고기장국을 모티브로 삼고 새로운 라면 개발에 나섰다.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실험을 했고, 국밥 등 국물요리에 주로 넣어 먹는 다진양념의 조리법을 적용해 매운 국물맛을 만들어냈다. 면 식감도 개선했다. 농심 연구진은 '안성탕면보다 굵고 너구리보다는 가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목표로 200개 이상의 면발을 개발해 결국 신라면에 적합한 면발을 만들어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물로 나온 신라면은 뜨거운 호평과 함께 출시 3개월 만에 3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듬해에는 무려 18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리며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뛰어 올랐다.

1991년에는 라면시장 1위로 우뚝 올라섰고, 지금까지 30년간 단 한 번도 정상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부동의 넘버1 브랜드가 됐다. 신라면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매출 10조원을 넘어선 신라면은 지난해까지 13조500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미국 LA뮤직페스티벌 신라면 부스. 사진=농심 제공
◇ K-푸드 선봉장 신라면, 미국시장에서 급성장

K-푸드의 대표주자인 신라면은 해외시장에서 한국의 맛을 알리는 선봉장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현재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되며 식품한류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활약이 매섭다. 농심은 2017년 4000여개에 이르는 미국 내 월마트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킨 이후 매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월마트가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 켈로그, 하인즈 등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뿐이다. 신라면은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지난 6월에는 신라면블랙이 미국 3대 일간지인 뉴욕타임즈가 꼽은 세계 최고의 라면 영예를 얻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Wirecutter)'에 실린 'The best instant noodles' 기사에서 신라면블랙은 기자와 전문가들이 선정한 전 세계 베스트(BEST) 11 라면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신라면블랙은 특유의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농심 측은 전 세계 라면 격전지인 미국시장에서 신라면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뛰어난 맛과 품질, 생산시스템을 자랑하는 농심의 해외사업 경쟁력을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농심은 지난 10월 한국 최초로 세계 라면기업 순위 TOP5에 이름을 올렸다.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19-2020 Packaged Food - Instant Noodle' 통계자료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5.3%의 점유율로 세계 라면기업 5위에 랭크됐다.

더욱이 눈에 띄는 것은 농심의 성장 가능성이다. 1위부터 4위까지는 중국의 캉스푸와 일본의 닛신, 인도네시아의 인도푸드, 일본의 토요스이산이 올랐는데, 대부분 회사들이 2017년 점유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농심은 3년만에 점유율을 5.0%에서 5.7%로 끌어올리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농심은 글로벌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쳐 수년 내 세계시장 3위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다.

사진=농심 제공
◇ 특유의 얼큰함으로 중국인 입맛 사로잡아…'글로벌 辛세계' 꿈꾼다

중국에서도 신라면의 매운맛 인기는 압도적이다. 농심은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1000여개 신라면 영업망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신라면은 단순 한국산 라면을 넘어 공항,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농심에 따르면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중국인들이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 디자인을 두고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꼽히는 중국 타오바오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라면은 2013년부터 타오바오몰에서 정식 판매되고 있다. 한국 라면 최초다. 중국시장 공략의 주력 브랜드는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김치라면 등이다. 이 제품들은 타오바오몰에서 라면 판매순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서도 매년 매출 신기록을 이어가는 등 농심은 계속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추세다.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고품질의 '우리 맛'으로 세계 100여개국에 뿌리를 내린 신라면. 농심은 신라면을 통해 '글로벌 辛세계'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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